빅스포 개막일 기자간담회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지나치게 양극화된 국내 에너지 관련 논쟁에 대해 우려를 자아냈다. 아울러 현재 원자력발전 비중을 늘리는 사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비쳤다.
정 사장은 지난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빛가람 국제 전력엑스포 2021(빅스포)' 첫날 일정을 마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견해를 전했다. “현 정부의 정책과는 다르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저는 원전 없이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빅스포 개막식 기조연설과 관련된 입장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안젤라 윌킨슨 세계에너지협의회(WEC)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귀담아들은 건 에너지와 관련한 여러 논의가 지나치게 양극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나도 충분히 공감했고, 국내에서도 특정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이거나 지나치게 우호적인 논의가 형성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 관련 정책의) 선택지는 다양하고, 지역과 나라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며 중심 잡힌 전력 관련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이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비전’에 원자력발전의 역할이 거론되지 않으면서, 한전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정 사장은 이에 대해 “한수원은 24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고 앞으로 2기가 추가되는 등 전 세계에서 7, 8번째로 많은 수준”이라면서 “이 정도 원전을 건설해 안전하게 운영해 발전 부문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 사장은 또 “전통 원전을 늘리겠다는 나라도 있는 반면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같은 혁신형 원전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곳도 있다”면서 “혁신적인 원전 기술에 대한 투자는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전 그룹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한수원은 SMR 개발 계획을 보고했고, 아직 예비타당성조사가 끝나지 않아 5,000억 원 이상의 기술개발 비용을 산정하고 있다”며 “이런 논의가 정쟁이 아니고 논리적·과학적·이성적으로 논의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고 밝혔다.
시행 1년을 앞둔 연료비 연동제에 대해선 “(전기요금에 대한) 민감성을 감안해 전기요금이 (연료비와) 연동되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을 국민들이 받아들인 이후에 현실에 맞게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요금계획 중 연료비 조정요인이 있다면 조정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추후) 정부와 기후환경요금, 기준 연료비, 총괄 원가를 어떻게 할지 협의해야 한다”며 “시기와 방법은 정부와 협의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신경휴 한전 요금기획처장은 "작년 말부터 연료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기에 시차를 고려하면 올해와 내년까지도 (연료비가) 계속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이라며 "해외 사례를 봐도 연료비가 올라간 부분에 대한 요금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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