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장관 "러시아, 2014년 실수 재연 가능성"
돈프리드 차관보 "우크라 주권·영토 보장 지지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EU와 '우크라 공동 약속' 논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군사력 배치를 증강하는 가운데 미국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사태를 거론하면서 이례적 군사활동에 대한 보도를 우려하면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에 대한 미국의 안보 약속도 재확인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이례적 군사활동에 대한 보도를 우려한다”며 “(상황을) 아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우리의 우려는 러시아가 2014년에 했던 걸 재연하는 심각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을 꺼내 든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의도는 분명치 않지만 우리는 그들의 각본을 안다”면서 “어떤 도발이 일어난다면 그건 러시아가 일으키는 것”이라며 “긴장을 고조하거나 공격적인 어떤 행위도 미국의 커다란 우려이며 우크라의 독립과 주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확인했다.
미국의 유럽 담당 최고위외교관인 국무부 카렌 돈프리드 유럽 및 유라시아 담당 차관보는 미 정부가 양국 국경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상황이 악화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돈프리드 차관보는 이날 AP통신에 러시아 고위 당국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의 특이한 군사활동”이 우크라이나 안보에 위협을 증대시킬 경우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경고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근처에서 러시아의 특이한 군사적 활동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공격적 행동이 미국의 큰 우려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변함없이 지지하며 우크라이나와 함께 할 것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난할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이뤄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면담에서 우크라 문제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면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우크라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9만명에 달하는 러시아 군대가 국경 근처와 우크라이나 반군 장악 지역에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 접경의 자국 병력배치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자국 군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군대가 러시아 국경 근처에 배치된 데 따른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해 배치됐다고 되레 책임을 미국 등 서방 국가에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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