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취업자 수 전년 대비 65.2만 명 증가
이 중 절반인 30만 명이 보건복지업
'민간 일자리' 제조·도소매 일자리는 감소세 여전
지난달 취업자 수가 65만 명 이상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취업자 수가 두 달 연속 60만 명대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정부는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이전의 99.9% 수준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겉보기에는 고용시장이 예전 모습을 찾은 것으로 보이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지난달 늘어난 취업자 중 절반가량은 공공서비스에 가까운 보건복지 분야 일자리고, 민간 일자리라 할 수 있는 제조업이나 도소매업 일자리는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홍남기 "취업자 수, 코로나 전의 99.9%"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4만1,000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65만2,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3월부터 8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달보다 늘어나는 추세를 이어갔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9월(67만1,000명)보다는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60만 명 이상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고용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월간 차이를 고려한 계절조정 기준 취업자 수는 2,747만2,000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해 2월(2,750만8,000명)보다 3만6,000명 적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고용 회복세가 9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취업자 수도 코로나 발생 이전 대비 99.9%”라고 설명했다.
고용 회복은 공공·플랫폼 덕...민간 일자리는 감소
하지만 실제 고용 회복을 이끄는 것은 제조업이나 도소매업 같은 민간 일자리가 아닌 보건복지업 등 정부 영향력이 큰 공공일자리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30만 명 늘어난 270만5,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분류의 취업자 수가 3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늘어난 취업자 중 절반가량이 보건복지업이다.
공공일자리 외에 지난달 취업자가 늘어난 대표적인 분야는 운수창고업(16만3,000명), 정보통신업(10만3,000명) 등이다. 이들은 플랫폼 업체를 통해 일을 하는 등 비대면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에 따른 것이다.
민간 일자리인 도소매업(-11만3,000명), 제조업(-1만3,000명)은 오히려 줄었다. 정부는 도소매업 감소는 무인화 등 산업 구조 변화를, 제조업 위축은 자동차 생산 차질과 사업 재편을 이유로 꼽았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보건복지업(26만9,000명), 운수창고업(13만8,000명)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반면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23만2,000명 줄었고, 숙박음식점업(-17만 명), 제조업(-12만2,000명) 고용도 크게 위축됐다.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이전의 92.6%, 도소매업은 93.5%로 전체 취업자 수 회복세에 못미친다.
'아픈 손가락' 자영업자·일용근로자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 중심 업종이 위축되면서 자영업자의 영세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2만6,000명 줄어든 반면,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4만5,000명 늘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2018년 12월 이후 35개월 연속 감소세다.
고용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일용근로자도 16만2,000명 줄었다. 일용근로자는 5월 이후 6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다만 상용직(61만5,000명), 임시직(21만9,000명) 취업자 수는 늘었다.
홍 부총리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등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계층의 고용상황은 여전히 어렵다”며 “민간 일자리 회복이 가속화되도록 소비쿠폰 재개, 코리아세일페스타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고,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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