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대사, 워싱턴특파원 간담회
"종전선언 문안 협의...적극적 창의적 노력 중"
한미 협의 후 북한 제안 수순...중국 참여 가능성도
이수혁 주미대사가 9일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수혁 주미대사가 9일(현지시간) 6ㆍ25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국이 미국 측과 문안을 두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후 한미 양국 간 협의가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단계까지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한미 간 종전선언 방향성, 목적 등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법률적 해석 차이 등을 두고 여전히 논의가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가 종전선언 논의를 마치지 않아 북한에도 별도 협상을 제안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대북제재 철회 등 한미가 수용하기 어려운 대화 재개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당장 종전선언 협상까지 이어질 분위기는 아닌 셈이다.
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종전선언 문안까지 의견을 교환할 정도로 종전선언 문제에 대한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반도 정세는 민감하고 복잡다단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종전선언을 비롯한 창의적인 대북 견인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9월 유엔 총회에서 남ㆍ북ㆍ미 또는 남ㆍ북ㆍ미ㆍ중이 참여하는 종전선언을 제안했고 한미 간 협의도 진행돼 왔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종전선언 관련 질문에 “(한미가) 각각의 조치를 취하기 위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답변하며 한미 간 종전선언 인식 차가 부각되기도 했다.
종전선언은 한미 간 10년 이상 논의가 이어졌으나 풀리지 않던 난제다. 다만 이 대사가 설명했듯 양측이 종전선언 문안을 주고받으며 정치적 파장과 법률, 안보 차원 영향을 점검하는 상황까지 진전을 이룬 상태다. 특히 한국 정부 역시 종전선언이 가져올 불안요소를 염두에 두고 있는 터라 양국의 의견차가 크지는 않다는 게 주미대사관 입장이다. 종전선언은 현재 한국 외교부와 청와대,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이 중심이 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 간 조율이 끝나지 않아 북한과 종전선언 관련 실제 협상에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6ㆍ25전쟁 정전협정 당시 주체였던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역시 깊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단계지만 한국 정부는 중국의 참여 자체에는 열린 입장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사는 간담회에서 지난 한 해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협력의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ㆍ안보ㆍ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와 소프트파워 등 한국의 국력을 상당히 높이 평가한다”며 BTS,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등을 열거했다.
내년 1월로 예상되는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NPR) 채택도 한미 간 현안이다. 미국은 ‘핵 선제 불사용’ 원칙 천명과 핵공격 대응에만 사용하는 ‘단일 목적’ 선언, 기존 핵정책의 전략적 모호성 유지 등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 NPR와 관련, 미국이 동맹 복원을 공언한 마당에 동맹이 우려하는 정책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ㆍSK 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의 자료 제출 이후 미국 측 추가 정보 요구 가능성은 알려진 내용이 없다.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 역시 주미대사관은 미국 시장 동향을 파악 중이나 추가 조치에 나선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