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주식 고점론 등 영향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코스닥 동반 하락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10개월 동안 31조 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분석됐다. 남은 두 달간 비슷한 수준으로 순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역대 최대 연중 순매도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10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주식 3조3,350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보유금액이 732조2,000억 원으로 줄었다. 이는 시가총액 대비 27.8%로, 2009년 6월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는 올해 들어 4월과 9월을 제외하고는 순매도세를 이어오고 있다. 1월부터 10월 사이 순매도 규모는 총 30조9,699억 원으로, 지난해 총 순매도 금액(24조3,790억 원)을 이미 넘었다. 연중 순매도 금액이 역대 최대로 36조2,000억 원이었던 2008년 기록에 불과 5조 원가량을 남겨둔 수치다.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은 올해 들어 지속된 강 달러 현상에, 국내 기업 주가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외국인 매도세에 최근 코스피도 맥을 못 추고 있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9% 내린 2,930.17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2,352억 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이 237억 원을, 기관이 2,355억 원을 동반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2.07% 내린 987.75로 마감했다. 개인이 4,657억 원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이 2,382억 원, 기관이 1,716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는 큰 폭 하락했다.
최근 뉴욕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시장서 돈을 빼, 미국 시장으로 돌아가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1.5%나 상승한 것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높이며 투심을 위축시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10월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를 앞둔 가운데 중국 물가 지표도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졌고, 이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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