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금융그룹 외국인 선수 레오가 9일 삼성화재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OK금융그룹 제공.
OK금융그룹 외국인 선수 레오(31)에겐 친정팀이라 해도 코트위에서의 자비는 없었다. 하지만 경기 후엔 많은 감정이 서로 교차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OK금융그룹이 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25-23, 17-25, 25-22)로 승리했다. 외국인 선수 레오는 이날도 27득점에 공격성공률 58.5%(점유율 47.7%)를 찍으며 펄펄 날았다. 레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1, 2세트 팀워크가 잘 맞았다”면서 “3세트에서 상대 서브에 흔들렸는데, 감독님이 교체해 주셔서 쉬면서 체력을 비축했다. 그래서 4세트때 100% 힘을 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세 시즌 동안 삼성화재에서 맹활약하며 ‘왕조’ 구축의 핵심이었던 레오가 친정팀을 상대한 것은 V리그 복귀 이후 처음이다. 삼성화재 시절 함께 코트에서 뛰었던 고준용을 맞은편 코트에서, 고희진 감독을 적장으로 마주했다. 레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정이 복받치기도 했다. 삼성화재에서 3년 동안 있었고 내 커리어 역시 그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라며 복잡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고희진 감독님도 상대 코트에 있었고, 심치용 감독님도 생각났다. 여러 감정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지난 시즌 ‘서브왕’ 러셀(삼성화재)의 서브는 이날도 위력을 발휘했다. 서브 에이스만 5점에 유효 서브도 여러 차례 나왔다. 레오는 외국인 선수지만 올 시즌 리시브에도 많이 가담하는데, 이날 러셀의 서브를 처음 경험했다. 레오는 “(러셀의) 서브가 강한데다 무회전이라 무척 까다로웠다”면서 “그래도 분위기를 넘겨 주지않기 위해 최대한 사이드아웃을 돌리는 데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1라운드 개인 성적은 6경기(23세트)에서 득점 3위(170점)에 공격성공률 3위(54.2%) 서브 5위(세트당 0.435) 등 전성기 못지 않은 실력을 여전히 뽐내고 있다. 레오는 그러나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라고 돌아봤다. 레오는 “대한항공전(0-3패)에서 부진했던 모습이 아쉽다”면서 “다음 경기부터 다시 잘 풀어나갔지만,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대한항공전 당시 레오는 3세트에서 10득점에 공격성공률 37.0%로 부진했다. 레오는 이어 “(세터) 곽명우와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면서 “조재성 역시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선수들끼리 서로 신뢰하고 도우면서 좀더 좋은 보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OK금융그룹 레오가 득점 후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KOVO 제공.
한편 OK금융그룹은 이날 승리로 1라운드를 3위(4승 2패ㆍ승점 11)로 마무리했다. 1위 한국전력(4승 2패ㆍ승점 12)보다 승점 1이 밀렸다. OK금융그룹이 1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것은 3년 만이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문에 ‘뒷심 부족’이라는 이미지도 생겼다.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 6승 전승을 거두며 리그 1위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최종 성적은 4위로 마감했고, 2019~20 시즌에도 1라운드 1위(5승 1패)에서 4위까지 미끄러졌다. 석진욱 감독은 “오히려 징크스가 깨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즌을 장기적으로 보고 아픈 선수를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으려 한다. 육성군을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라며 향후 팀 운영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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