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박계범이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1 KBO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전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올해 두산의 새로운 보상선수 신화를 쓰고 있는 박계범(26)이 가을 야구에서 친정 팀에 비수를 겨누게 됐다.
박계범은 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과 경기에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다.
2014년 삼성에 입단(2차 전체 17순위)한 박계범은 2018년까지 대부분 2군에 머물렀다. 2019~20년엔 1ㆍ2군을 오갔지만 줄곧 교체 내야수로 출전하면서 타율도 각각 0.256(58경기) 0.195(80경기)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오재일이 FA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박계범은 보상 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하게 됐고,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당장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1ㆍ2군을 오가다 8월부터는 1군 경기에 붙박이로 출전, 118경기에서 타율 0.267에 OPS(출루율+장타율) 0.725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자신의 생애 첫 가을야구를 두산 유니폼을 입고 치르고 있다.
박계범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 삼성전에선 욕심이 나곤 했는데, 경기를 치르다보니 이제는 ‘다른 팀과 똑같은 경기를 치른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 두산 내야진이 탄탄했기에 ‘전입생’ 박계범의 팀 적응도 쉽지 않았다. 박계범은 “두산 내야 선배들이 워낙 수비를 잘해서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모르는 부분은 물어보고 배우려는 자세로 부담스러웠던 시기 넘겼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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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범(왼쪽)이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와 경기에서 득점하며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와일드카드결정전(키움전)에선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준플레이오프(LG전) 3경기에선 타율 0.300에 내야 수비 전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쏠쏠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박계범은 “시즌 막바지에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박계범은 특히 올 시즌 유독 삼성전에 강했다. 삼성 상대 타율은 정규 타석을 채운 두산 선수 가운데 1위(0.385)고, OPS 역시 김재환(1.253) 양석환(1.056)에 이어 팀내 3위(1.029)다. 특히 정규 시즌 두산은 삼성전에서 9승(7패)을 거뒀는데, 이중 박계범이 3차례나 결승타를 쳤다. 적장 허삼영 삼성 감독도 ‘경계해야 할 선수’로 박계범을 꼽았다. 허 감독은 “테이블 세터와 김재환 양석환 등 중심 타선도 좋지만 박계범 선수가 가장 부담스럽지 않나 생각된다”면서 “하위 타선이지만 (삼성 전에서) 결승타를 3번이나 쳤다”고 말했다. 박계범은 “허 감독님께서 기분 좋으라고 말씀해 주신 듯하다”며 웃었다. ‘특별한 세리머니를 준비했느냐’는 질문엔 “개인적으로 리액션 없는 성격이라, 자연스럽게 나오면 모를까 생각해 둔 세리머니는 없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결정전 2경기와 준플레이오프 3경기 그리고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숨가뿐 일정이다. 박계범은 “지금 당장 힘든지 여부는 모르겠다. 우리가 어디까지 올라갈 진 모르겠지만 (모든 일정이) 끝내봐야 그때서야 힘든지 아닌지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첫 가을야구에 대해선 “사실 처음엔 엄청 기대했는데. 매 경기 하다보니 특별할 건 없다고 생각됐다. 다만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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