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심의위원 중 한 대학에서 3명이 선정
해남군 "기관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뽑아"
전남 해남군이 추진 중인 어불도 연륙교 개설 사업이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교량 설치 공사에 적용할 신기술·특허공법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설계도면이 외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공법선정위원회 심의위원들도 특정 대학 교수들로 채워진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10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해남군은 지난달 26일 어불도 연륙교 개설 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반영할 신기술(특허)에 대한 2차 공법심의위원회를 열어 '45m 이상 거더(girder·기둥 사이의 상판)' 설치 기술을 제안한 A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해남군은 당초 송지면 어란리 어불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교량(600m) 형식을 보도교에서 차도교로 바꾸면서 특정 공법을 선정키로 했다. 이 때문에 사업비도 89억 원에서 148억 원으로 증가했다. 앞서 해남군은 지난달 중순 8개 건설사가 제출한 기술제안서에 대해 1차 공법 선정 평가를 실시해 6개 건설사를 선정한 뒤 같은 달 26일 최종 평가를 실시했다. 최종 평가에선 △시공성 △안전성 △유지 관리 △경관성 △내구성·환경 영향 5개 항목을 심사해 총 합계 97.4점을 획득한 A사가 1순위로 뽑혔다.
교량 설치 공사 공법 선정 입찰 결과 A사가 선정되자 지역 건설업계에선 특혜 의혹이 터져 나왔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당초 연륙교 개설 사업은 사업자 입찰 공고가 나오기 전부터 A사가 낙점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며 "특히 해남군의회 한 의원이 특정 공법 설계도면을 선정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남군의 공법선정위원회 심의위원 구성도 도마에 올랐다. 심의위원 7명 중 5명이 두 개 대학 교수들로 확인되면서 공정성 시비를 낳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심의위원 3명이 광주 B대학 교수이고, 또다른 위원 2명도 전남 순천의 C대학 교수다. 업계에선 "같은 대학 교수가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면 특정 업체에 점수를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우려 때문에 곡성군은 최근 모 사업을 발주하면서 선정위원회 심의위원으로 같은 대학 출신 2명이 후보로 올라오자 이 중 1명만 선정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도에서 발주한 대형 사업의 건설기술심의위원 250명 중 공정한 룰을 지키기 위해 동일 대학에선 한 명만 선정하고 두 명 이상은 배제하고 있다"면서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심의위원으로 선정한 것은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에 본사를 둔 모 건설사 대표는 "평가위원을 선정하면서 내·외부 위원을 나누지 않고 한 대학 교수를 무더기로 위원으로 뽑은 것은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공법선정위원회 구성·운영 지침에 따라 위원회를 구성했다"며 "기관(대학)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심의위원을 선정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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