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동기, 피해자 발언 등 지엽적 내용 짚으며
"공소사실 왜곡… 객관적 판단받고 싶다" 주장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6)이 "검찰의 공소사실 중 일부가 사실과 달라 객관적 판단을 받고 싶다"며 국민참여재판을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박상구)는 9일 오후 2시 30분부터 강도살인, 살인, 사기, 공무집행방해,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씨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14일 강씨 사건에 대한 첫 공판(공판기일)을 진행했지만, 강씨가 최근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를 밝히자 공판의 효율적 진행을 준비하는 절차인 공판준비기일로 전환했다.
이날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강씨는 "지난달 20일까지는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어서 모든 것을 인정했는데, 이후 약을 끊고 공소 내용을 보니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며 "(국민참여재판으로) 객관적인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달 공판에선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가 이달 2일 재판부에 돌연 국민참여재판 희망 확인서를 제출했다.
강씨는 "(첫 번째 살해 당시) 피해자가 나에게 엄청난 비난을 퍼부었지만 피해자 명예를 실추하고 싶지 않아 그동안 침묵했다"며 공소장엔 이런 과정이 충분히 적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첫 번째 피해자와 다투다가) 낭심을 잡혀 무의식적으로 칼을 잡았을 뿐 피해자를 위협하려 하지 않았고 계획적인 살인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살인과 관련해서도 피해자가 당시 자신에게 했던 말이 공소장에 사실과 다르게 적혔다고 주장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 휴대폰 유심칩 대여 행위는 고의가 아니었다는 주장도 폈다.
재판부는 강씨의 항변이 공소 요지와 큰 관련이 없다고 보고 "공소장엔 피의자의 범행 과정 전부가 아니라 혐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만 담긴다"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씨는 "어딜 가도 ‘살인자’ ‘나쁜 XX'라는 말을 듣는다”며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진실로 정면 돌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국민참여재판 실시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전과 14범인 강씨는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5년을 복역한 후 올해 5월 가출소했다.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생활하던 그는 8월 26일 자택에서 첫 번째 피해 여성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다음날인 27일 송파구 도로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던 그는 29일 또 다른 여성을 상대로 차 안에서 두 번째 살인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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