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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리라고?"...수수료 인하 분위기에 카드사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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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리라고?"...수수료 인하 분위기에 카드사 '좌불안석'

입력
2021.11.09 19: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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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지원 위해 카드 수수료 또 인하 가닥
카드 노조는 인하 시 '결제 셧다운' 으름장
'혜자 카드' 단종 등 소비자에 비용 전가할 수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향후 3년간 적용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 발표가 다가오자 카드사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위해 카드 수수료를 또 낮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점차 굳어지고 있어서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당정협의를 거쳐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3년 주기로 카드 결제 과정에서 드는 원가를 산정해 수수료가 적절한지 따져보고 있다.

카드 수수료는 영세·중소 가맹점 위주로 꾸준히 내리는 추세다. 현재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율은 연 매출액 기준 △3억 원 이하 0.8% △3억~5억 원 이하 1.3% △5억~10억 원 이하 1.4% △10억~30억 원 1.6%로 책정됐다. 대기업 사업장 등에 적용하는 최대 수수료율 2.3%와 비교해 많게는 절반 이하 수준이다. 영세·중소 가맹점은 전체의 96.1%인 283만3,000개다.

금융권에선 이번에도 영세·중소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를 유지했다간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영업 악화를 겪는 자영업자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있어서다. 당정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영업자 표심을 자극하기 어려울 것이란 정치적 논리도 카드 수수료 인하를 전망하는 배경이다. 실제 카드 수수료 인하 시기는 주요 선거 직전과 겹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카드사가 올해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점도 카드 수수료 인하를 뒷받침한다. 5대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하나·우리) 기준 올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7,08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9% 증가했다.

카드업계는 카드 수수료를 또 내릴까봐 좌불안석이다. 카드사는 주요 먹거리인 카드론이 내년 1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수익 축소가 불가피한 마당에 수수료 인하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입장이다. 카드사 노동조합은 더 나아가 카드 수수료 인하 시 '결제 셧다운'과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정치적 논리보다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파장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 수수료가 낮아지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란 우려다. 카드사는 과거 카드 수수료 인하 때도 할인율, 적립률이 높은 이른바 '혜자 카드'를 단종하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가보다 낮은 영세·중소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더 낮추면 수익은커녕 본전도 못 거둘 수밖에 없다"며 "자영업자 지원이라는 명분은 백퍼센트 공감하나 부작용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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