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고 속도의 차세대 모바일 D램(LPDDR5X)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특히 이 제품은 최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최초로 8기가바이트(GB) LPDDR5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 차세대 신제품 개발까지 선점, 모바일 D램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 초격차'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1년도 안 돼 최고속도 구현한 LPDDR5X 개발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한 14나노미터(1나노=10억 분의 1) LPDDR5X D램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LPDDR 모바일 D램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컴퓨터(PC)와 같은 모바일 기기의 주요 데이터를 보관하는 저전력 제품이다. 끝 숫자가 커질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맞춰 가장 먼저 LPDDR5 D램을 선보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전 제품보다 성능을 대폭 높인 2세대 10나노급 16GB LPDDR5 D램도 양산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14나노 LPDDR5X D램(16GB)은 최대 초당 8.5Gb 용량의 데이터(8.5Gbps)를 처리해 현존하는 모바일 D램 중 동작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전 세대 제품에 비해 속도는 1.3배가량 빠르다. 소비전력도 이전 공정 대비 약 20% 개선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증강현실,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고속으로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첨단 산업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D램을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이런 작업도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내년에 양산될 삼성전자의 LPDDR5X D램이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내장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모바일 D램 최강자…다시 한번 기술 혁신
이번 신제품 개발로 세계 모바일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도 한층 더 배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모바일 D램 점유율은 55%로 2위(SK하이닉스·25%)와 2배 이상 격차를 벌리고 있다. 수년째 압도적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데, 이는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14나노 D램 5개층에 EUV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EUV를 이용하면 미세공정이 가능해 반도체 제작 단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성능은 끌어올리면서 원가는 줄일 수 있다.
다만 EUV는 대당 가격이 2,500억 원에 이를 만큼 비싸기도 하지만, 이를 실제 공정에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최근 들어서야 EUV 공정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에선 5G 시대를 맞아 고성능 모바일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차세대 제품을 선보인 삼성전자로선 기술 초격차를 더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고성능 모바일 D램의 적용 범위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서버, 전기차 등으로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제품이 모바일 시장에서 대변혁을 일으킬 걸로 기대한다"며 "프리미엄 D램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구축해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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