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르만 로맨스'로 돌아온 오나라
이름 없는 역할을 맡았을 때도 조바심 나진 않았다. 캐릭터의 이름과 성격은 스스로 정하면 될 일이었다.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이뤘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으니까.
배우 오나라의 영화 같은 인생 이야기다. 그는 무대 위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이 정한 캐릭터 성격에 맞춰 연기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그러하듯, 노력은 쌓이고 쌓여 결국 빛을 발했다. 팬들이 생기고 관계자들이 눈여겨보기 시작하면서 배역에 이름이 주어졌다. 활동 영역은 안방극장과 스크린으로 확장됐고, '장르만 로맨스'에선 주연을 꿰찼다. 오나라는 그렇게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장르만 로맨스' 포스터에서 천만배우 류승룡과 이름을 나란히 하게 된 오나라는 9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을 만났다. 그리고 작품과 인간 오나라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담은 작품이다.
류승룡·김희원과 쌓은 우정
오나라는 '장르만 로맨스'에서 미애 역을 맡았다. 미애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의 전 부인이다. 현의 절친 순모(김희원)와 비밀 연애 중이다. 그는 "작품의 관계 설정이 재밌었다. 이혼한 남편과 육아 문제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웃겼다. 남편의 절친과 비밀 연애를 하고 있다는 설정도 그랬다. 고3인 아들 성경(성유빈)에겐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온다. 세 남자들과의 관계가 독특하고 재밌었다"고 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오나라는 '진국'이라는 단어로 류승룡을 설명했다. 그는 류승룡에 대해 "현장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신다. 본인을 어려워하면 연기가 딱딱하게 나올 거라는 걸 알고 계셔서 먼저 다가가신다. 농담도 하시며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많이 배웠다. 연기적으로 배운 것도 있지만 삶에 있어서도 많은 영향력을 주셨다. 영화가 끝났는데도 명절, 내 생일마다 연락을 주신다. 그런 모습을 보며 감동받았다"고 촬영장 밖의 이야기도 들려줬다.
김희원과는 눈빛만 봐도 통했다고 말했다. "희원 오빠가 의외로 눈물 연기를 잘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친남매처럼 허심탄회하게 장면에 대해 얘기했어요. 연기를 할 때 호흡이 척척 잘 맞았죠. 그렇게 연기했기 때문에 희원 오빠와 제 케미스트리가 좋았다고 생각해요."
편한 연애 추구
오나라는 미애의 입장에서 현과 순모의 매력을 분석했다. "현에겐 작가가 가진 매력, 마초적인 매력이 있었을 듯하다. 순모는 다정다감하고 배려심 많고 미애를 여동생처럼 챙겨주고 아껴주고 사랑을 표현한다. 미애가 열정적인 모습에 반한 듯하다"는 말을 통해서다.
오나라는 전 남편의 절친과 사랑을 키우는 미애의 연애 방식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그런 마음을 갖는 게 죄는 아니다. 사랑에 빠지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과 이혼한지 10년이나 됐다. 사실 알고 보면 순모가 현보다 미애를 먼저 사랑해왔다"고 말했다.
배우 김도훈과 21년째 열애 중인 오나라는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연애를 한 사람과 오래 해서 내 스타일이 뭔지 모르겠다. 정말 솔직한 편이라서 비밀도 없고 굉장히 편하게 연애한다. 지금 만나고 있는 그분하고도 편하게 시작했다. 연애 경험이 많진 않지만 설레고 짜릿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게 연애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듯하다"고 했다.
미애와의 차이점을 꼽으면서도 남자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비밀 연애를 못 한다. 불편한 걸 힘들어한다. 남자친구, 회사 매니저, 직원들하고 비밀 없이 모든 걸 공유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스타일이다"라고 밝혔다.
예능 접수한 오나라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오나라는 tvN '식스센스'와 '식스센스2'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 오나라가 아닌 인간 오나라로 다가가며 예능감을 뽐냈다. 고민이 컸던 그에게 방송인 유재석은 조언을 건넸단다.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들을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된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네가 즐기면서 하면 시청자분들도 재밌게 보실 거다. 꾸며내려고 하지 말고 오나라로 재밌게 즐겨라'라고 답해주셨죠. 그 말에 용기를 얻고 촬영하다 보니 시즌2에서 행동이 더 자연스러워졌어요. 마음을 여니까 멤버들과의 케미스트리도 훨씬 좋아졌고요."
오나라는 김희원이 출연 중인 tvN '바퀴 달린 집3'에 류승룡과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다. 그는 "류승룡 선배님이 예능이 처음이라고 떨려 하시더라. 선배님의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날 누르고 선배님이 매력을 보여주실 수 있게끔 리액션을 많이 했다.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 알고 보니 류승룡 선배님이 예능 체질이시다. 너무 웃기고 잘 하신다. 캠핑 가서 놀고 온 것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귀띔해 시선을 모았다.
뮤지컬, 영화, 드라마에 이어 예능까지 접수한 오나라는 자신의 인생이 휴먼 장르이길 바란다고 했다. "잔잔하고 따뜻하게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휴먼 영화 주인공이 된 오나라가 오랜 시간 대중과 함께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오나라가 출연하는 '장르만 로맨스'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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