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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낸 아기 엄마 껴안아 화제 된 운전자 "내 딸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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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낸 아기 엄마 껴안아 화제 된 운전자 "내 딸 같아서"

입력
2021.11.09 10:00
수정
2021.11.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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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화제 된 피해 차량 운전자 홍영숙씨
"사고 순간 매일 아침 장거리 운전하는 딸 생각나"
"다친 데 없이 건강...'아기도 좋아졌다'고 연락 와"
"항상 안전 운전하고, 아기 잘 키우라"고 기원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다 사고 낸 아이 엄마를 안아주며 다독이고 있는 피해 차량 운전자 홍영숙씨. 보배드림 영상 캡처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다 사고 낸 아이 엄마를 안아주며 다독이고 있는 피해 차량 운전자 홍영숙씨. 보배드림 영상 캡처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아기 엄마를 꼭 안고 위로해줘 시민들에게 감동을 준 피해 차량 운전자 홍영숙씨가 "순간 사고라는 생각보다는 딸 생각이 먼저 나 그랬다"고 말했다.

홍씨는 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사고) 순간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니까, 매일 아침 항상 장거리 운전을 하는 제 딸 같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뒤에 물어봤더니 (제 딸과) 94년생 동갑이더라"고 덧붙였다.

홍씨는 5일 오전 6시 59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도로에서 차량 추돌사고를 당했는데도 오히려 "괜찮으니 병원부터 가라"며 상대 차주를 위로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의 남편이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과 사연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자 "감동이다", "눈물 난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는 "운전하고 가는데 쿵 소리가 나서 차에서 내렸는데 젊은 엄마가 부들부들 떨면서 울먹이며 서 있더라. '아기가 고열이 나서 응급실 가는 중에 사고가 났다'고 계속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래서 순간 사고보다는 아기 엄마를 빨리 진정시켜 응급실로 보내는 게 순서라는 생각이 들어 꼭 껴안고 다독이면서 "저는 괜찮으니 아기부터 빨리 응급실로 데리고 가라. 엄마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 운전할 수 있다"고 그는 회상했다.

홍씨는 "사고가 나면 항상 서로 찡그리는 얼굴로 대하는 그 모습이 싫었다"며 "저는 순간 그 여자 분을 볼 때 그냥 너무 마음이 아파서 아무 생각 없이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된 것 같다"고도 했다.

운전자의 남편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영상과 함께 "감사하다"는 내용의 글을 적어 화제가 된 것을 언급하자 홍씨는 "저도 봤다"며 "저는 한 게 없는데 자꾸 그러니까 제가 더 부담스럽고 죄송하더라"고 겸손해했다.

홍씨는 사고 이후 건강 상태를 묻는 진행자 질문에 "저는 다친 데 없이 건강하게 잘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아기 엄마와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묻자 홍씨는 "제가 퇴근 후에 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니 안 받아 '아기 어떤지 걱정돼 연락했다"고 문자를 남겼더니 엄마가 '아기 많이 좋아졌다'고 전화가 왔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가해 차량 차주에게 한마디 남겨달라'는 요청에 그는 "아기 엄마 그날 많이 놀랐죠? 앞으로 항상 안전운전하고 아기 건강하게 잘 키우고 가족들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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