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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10조 투자" 5일 만에...CJ, 유전자 치료제 기업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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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10조 투자" 5일 만에...CJ, 유전자 치료제 기업 인수

입력
2021.11.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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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 출신들이 2010년 설립한 바타비아
2700억 원으로 지분 76% 확보해 최대주주
CJ그룹,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시장 진출

경기 수원시의 CJ제일제당 블로썸 파크 전경. CJ제일제당 홈페이지 캡처

경기 수원시의 CJ제일제당 블로썸 파크 전경. CJ제일제당 홈페이지 캡처

CJ그룹이 제약·바이오 분야 해외 바이오테크놀로지(BT) 기업을 인수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에 진출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대 중기 비전'을 위해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지 5일 만이다.

CJ제일제당은 8일 이사회를 열어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Batavia Biosciences)의 지분 약 76%를 2,677억 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CJ제일제당이 바타비아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기존 바타비아 대주주는 2대 주주가 됐다. 앞으로 회사 경영진으로 남아 사업운영을 지속하는 한편, CJ그룹의 일원으로 새로운 성장전략을 실행하게 된다. 양사는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차세대 바이오 CDMO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원료의약품이나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유전자 치료제 CDMO시장은 단순 화합물을 다루는 합성 의약품이나 이미 제조법이 확립된 항체 치료제 중심의 바이오 의약품 CDMO에 비해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CJ제일제당은 바타비아의 기술과 공정 개발 최적화 플랫폼을 활용하면 상업화 단계에서 생산 비용이 기존보다 50% 이상 절감되고 개발 기간은 6개월 이상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이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공략한 데에는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표준이 확립되고 있는 산업발전 초기 단계여서 다른 의약품 시장에 비해 후발주자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바이오 CDMO 분야는 연평균 25~27%씩 성장하고 있어 2030년까지 세계시장 규모가 160억 달러(약 18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몸 담았던 개발자들이 2010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바이러스 백신·벡터(유전자 등을 체내 또는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의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독자 역량을 확보, 코로나19로 유전자 치료제 및 백신 제조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바타비아는 유럽에서 가장 연구개발·투자가 활발한 과학단지 중 하나인 네덜란드 레이던(Leiden)에 본사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시설을 두고 있다. 미국 보스턴과 중국 홍콩에도 각각 연구개발(Ramp;D) 센터와 아시아 영업사무소를 보유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포·유전자 신약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지만 이를 위한 제형·제조 공정 기술 및 생산 인프라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면서 "바타비아는 바이러스 백신·벡터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기술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사들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구축한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생명과학정보기업 '천랩'을 983억 원에 인수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기반 차세대 신약 개발 역량도 확보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사람의 몸 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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