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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 앞에 놓인 요소수 10통... '얼굴없는 기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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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 앞에 놓인 요소수 10통... '얼굴없는 기부' 잇따라

입력
2021.11.0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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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소방서 앞에 요소수 10통 놓고 사라져
소방서 "신속한 출동으로 보답하겠다"

7일 오전 경남 김해시 율하119안전센터에 요소수 기부하는 남성의 모습. 경남소방본부 제공

7일 오전 경남 김해시 율하119안전센터에 요소수 기부하는 남성의 모습. 경남소방본부 제공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소방차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기부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7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율하·장유·진례 119안전센터 입구에 10리터(ℓ) 요소수 박스가 발견됐다. 소방본부 측은 한 남성이 율하에 3통, 장유에 1통, 진례에 1통의 요소수를 두고 사라졌으며, 또 다른 남성도 비슷한 시간대에 장유에 요소수 3통을 기부하고 자취를 감췄다.

전날 오후 10시쯤 춘천소방서 후평119안전센터에도 출입문에 3.5리터짜리 요소수 2통이 발견됐다. 요소수가 들어 있는 상자는 119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복귀한 119 안전센터 직원들에 의해 발견했다. 당시 119안전센터 주차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흰색 차량 한 대가 들어섰다가 40여초 후에 빠져 나가는 모습이 찍혔다.

이들은 모두 편지나 별다른 메시지를 남기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센터 청사 CCTV 영상을 분석했으나 너무 어두워 차량번호 등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도 밤 10시께 한 남성이 인천시 송도동 신송119안전센터 앞에 10리터짜리 요소수 세 통을 놓고 떠났다. 같은 날 전북 덕진소방서를 방문한 한 여성은 요소수 3통을 기부했다. 이 여성은 "소방차가 출동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 아니냐"며 "공익을 위해 써달라"는 말만 남겨놓고 소방서를 떠났다고 한다.

지난 4일에는 한 주유소 업주가 소방차와 구급차에 요소수를 무상 제공하기도 했다. 이들 주유소는 김준회 정해네트웍스 대표와 가족이 운영하는 6곳으로, 무료 제공 물량은 3리터짜리 요소수 총 120개다. 김 대표는 이날 주유소마다 '소방차, 119구급차 요소수 급하면 그냥 오세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어 화제가 됐다.

경남소방본부 측은 "이들이 요소수 품귀 현상 때문에 소방 차량의 119 출동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걱정해 요소수를 기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부한 도민의 마음을 신속한 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요소수 사태가 장기화할 때를 대비해 재고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하는 6,748대 소방차 중 80.5%가, 1,675대 구급차량 중 90%가 요소수를 사용하는 차량이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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