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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값 12년 만에 최대 폭 상승...4분기 국제 곡물 가격도 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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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값 12년 만에 최대 폭 상승...4분기 국제 곡물 가격도 오를 듯

입력
2021.11.08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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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소맥분 쓰는 라면 가격 11% 올라
12년 8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
4분기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아

2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연합뉴스

2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연합뉴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하반기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수입 곡물 가격 역시 인상될 조짐이어서 이미 들어온 '밥상 물가' 경고등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요 식품 가격 인상 전망에 소비자들의 부담만 더 가중될 것으로 점쳐진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국제곡물 전망’에 따르면, 운임·보험료를 포함해 국내 수입가격을 예측하는 ‘곡물 수입단가 지수(CIF, 2015년=100)’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밀·콩·옥수수 등 주요 수입산 곡물 가격이 비싸진다는 의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국제곡물 전망' 11월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국제곡물 전망' 11월호

지난 9월 기준, 4분기 수입단가 지수는 120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농업관측본부는 최근 식용(136.5), 사료용(135.7) 물가지수 전망치를 가파르게 올렸다. 전분기 대비 각각 9.9, 5.9%씩 상승한 수치다. 수입단가지수가 130을 넘어선 건 최근 3년 만에 처음이다. 농업관측본부 관계자는 “밀 공급 부족 우려에 따른 가격 강세, 유가 상승에 따른 산업용 옥수수 수요 증가로 내년 1분기에도 수입단가지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 전망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주요 식량품목의 국제 가격을 지수화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0월 133.2(2014~16년 평균=100)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3.0% 상승한 것으로,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생산량은 줄어든 반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르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라면 가격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통계청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라면 가격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우리나라는 국제 가격 변동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 7위 곡물수입국으로 곡물 자급률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이 치솟고 있는 밀·콩·옥수수는 우리나라 곡물 수입의 95%를 차지한다. 주된 원료인 곡물가격 인상은 국내 식품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수입 곡물가격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를 0.39%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수입 소맥분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라면 가격 인상이 대표적인 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라면 가격이 1년 새 11% 올라 1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는 라면업체들이 지난 8월부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을 이유로 줄줄이 출고가를 인상한 영향이다.

2021년 주요 식품 가격 인상 내역. 그래픽=김대훈 기자

2021년 주요 식품 가격 인상 내역. 그래픽=김대훈 기자

문제는 이미 오를 대로 올라간 물가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뛰면서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보였고, 라면뿐 아니라 식품업계는 올 초부터 경쟁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통상 국제 가격이 3~6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초까지 곡물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식품 가격은 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 가격을 10여 년 만에 올릴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다”며 “올해는 소맥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오르며 원가 압박이 심했고, 최근 공급망 차질 문제를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는 지나야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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