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인프라 예산안 가결... 대통령 서명 남아
1956년 州間 고속도로 건설 후 최대 규모 공공투자
사회안전망 예산안 처리 남아...바이든 정치력 관건

1조2,000억 달러 규모 사회기반시설 예산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한 5일 의원들이 워싱턴 국회의사당 회의장에서 통과를 축하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석 달의 진통 끝에 1조2,000억 달러(약 1,424조 원) 규모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내 중도·진보그룹 간 의견 대립을 조정, 취임 후 첫 정책 성과를 일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또 하나의 바이든표 핵심 어젠다인 사회안전망 예산안은 이달 말로 처리가 미뤄지는 등 난관도 여전한 상태다.
미 하원은 5일(현지시간) 인프라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8표, 반대 206표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 중에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 등 진보그룹 소속 6명이 반대표를 던졌으나, 공화당에서 13명이 찬성 쪽으로 옮겨오면서 무난히 처리됐다.
지난 8월 상원에서 공화당 일부 의원의 가세로 통과됐지만, 민주당 내 이견으로 하원에 계류 중이었던 예산안이 뒤늦게 통과된 것이다.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등 민주당 텃밭에서 2일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 당이 고전한 것으로 나오자 민주당 의원들이 위기의식을 느낀 결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화통화 등으로 설득 작업도 펼쳤다.
이번에 처리된 예산안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1956년 ‘주간 고속도로(interstate highway)’ 건설 결정 후 최대 규모 공공사업 투자다. 미국 내 낡은 도로·항만·비행장 시설 개량 및 건설 예산은 물론, 650억 달러(약 77조 원)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비용, 산불 대비 예산 등이 담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전날 의회에서 통과된 사회기반시설 예산안 환영 입장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6일 환영 성명을 내고 “미국 재건을 위한 블루칼라 청사진”이라며 “우리가 기념비적인 걸음을 내디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의 축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예산안 통과와 경제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진전이 지난여름 이후 바이든을 괴롭혔던 문제들을 해결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평가가 다수다.
실제로 사회복지·교육·의료 지원 등의 항목이 담긴 1조7,500억 달러(약 2,076조 원) 규모 사회안전망 예산안은 이날도 하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 내 진보그룹은 이 예산안 동시 통과를 주장했지만 당 중도그룹에서 의회예산국(CBO)의 예산안 추계 요청 제공 등 조건을 내걸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상정을 연기했다.
사회 예산안이 하원을 넘어 상원으로 간다고 해도 민주당 중도파 조 맨친 상원의원은 물론, 공화당의 반대를 이겨내야 한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사회안전망 예산 중 유급 가족휴가, 메디케어(의료보험) 특정 처방약 가격 결정, 특정 이민자 추방 보호 조항 등의 내용이 논란 대상이라고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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