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조사서 기업들 "경영 환경 불확실성 가중"
올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지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탓에 내년 투자 계획이 백지상태인 기업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자재 수급의 어려움과 갈수록 심화되는 세계 물류난은 경영 계획 수립의 양대 걸림돌로 지목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들이 내년 투자 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7일 밝혔다. 대한상의가 최근 국내 기업 31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대의 기업환경 전망과 대응과제’를 조사한 결과, 내년도 투자 계획 수립 여부에 대해 아직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기업은 56.2%를, 현재 검토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2.1%를 각각 차지했다. 10곳 중 약 9곳이 아직까지 내년도 경영 계획을 세우지 못한 셈이다. 이미 수립했거나 수립 중이라고 답변한 기업은 11.7%에 그쳤다.
투자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응답 기업의 68.0%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될 기업환경의 불확실성(51.3%)과 확대(16.7%)라고 답했고, 완화될 것이란 답변은 32.0%였다.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으로는 △원자재 수급 어려움과 세계 물류난(37.7%)을 1위로 꼽았다. 최근 요소수 대란이나 물류 적체 현상 같은 일이 지속될 가능성이 투자계획 수립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다. 이어 △인력 부족(20.6%) △노동·환경 등 규제 환경(17.1%) △통상환경 급변(10.1%) 등이 뒤를 따랐다.
수출 확대와 실적 개선 효과가 3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기대 이하였다. 지난달 26일 우리나라 연간 무역액이 역대 최단기 1조 달러 돌파 기록을 세우고 이에 앞선 9월엔 역대 최대 월간 수출액(558억3,000만 달러)을 달성했지만, 최근의 긍정적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 응답 기업의 40.5%는 ‘1, 2년’으로 내다봤고, 29.1%는 ‘내년 상반기까지’, 심지어 12.0%는 ‘3개월 이내’라고 응답했다. ‘3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8.3%에 그쳤다.
기업이 불확실한 미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부 과제로는 응답 기업의 31.0%가 ‘물가 안정 및 원자재 수급난 해소’를 꼽았고, ‘경기 활성화’(25.0%), ‘기업투자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23.1%)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인력수급 원활화’(9.2%), ‘규제 개선’(7.6%), ‘통상 불확실성 해소’(4.1%) 등도 정부의 우선 과제로 꼽았다.
전인식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기업 간, 국가 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최근 기업들이 마주하고 있는 불확실성은 기업 노력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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