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도 화상 심각해 생명 위태
아프리카 서부 소국 시에라리온의 수도 인근에서 트럭과 충돌한 대형 유조차가 폭발해 최소 99명이 목숨을 잃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로 중화상을 입은 사람도 많아 희생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도 프리타운 외곽 웰링턴 지역 대형 슈퍼마켓 앞 교차로에서 40피트(약 12.2m) 길이의 유조차가 다른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조차는 즉시 폭발했고, 화염과 잔해가 주변 차량과 행인을 덮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아마라 잠바이 보건부 차관은 이번 사고로 최소 99명이 숨졌으며, 부상자 100여명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현장과 인근 병원 상황은 말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현지 방송은 사고 차량 주변에 시신이 몰려있는 현장 화면을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AP통신이 입수한 영상을 보면, 심한 화상을 입은 생존자들이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고, 밤하늘에는 거대한 불덩어리가 타오르고 있다.
프리타운의 코넛 병원 한 곳에만 이미 시신 92구가 안치됐다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 부상자 30여명은 화상이 심각해 생명이 위태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사상자가 여러 병원으로 옮겨진 터라, 당국마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로이터는 “사고 직후 누출된 기름을 수습하려고 인파가 모인 가운데 2차 폭발이 일어나 피해가 커졌다”고 전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차 해외 체류 중인 줄리어스 마다 비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참담한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지에 구호물품을 보내고 화상 치료 전문가를 파견할 예정이다.
인구 120만명인 프리타운에서는 최근 수년간 대규모 인명피해를 동반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시내 빈민가에서 큰 불이 나 80여 명이 다치고 5,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2017년에는 큰 비에 흘러내린 토사가 시내를 덮쳐 1,000여 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시에라리온은 국민의 60%가 빈곤선 이하로 살아가는 최빈국 중 하나다. 2014년에는 치사율이 90%에 달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해 4,000여 명이 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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