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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 하는 이명, 청각 잃게 만드는 ‘돌발성 난청’ 증상?

입력
2021.11.08 19:50
수정
2021.11.09 10:56
20면
0 0

드물게 뇌종양 등 뇌질환 징조일 수도

단순한 이명이 청각을 잃게 하는 돌발성 난청의 동반 증상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단순한 이명이 청각을 잃게 하는 돌발성 난청의 동반 증상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삐~” 같은 소리가 들리면 자연히 증상이 호전될 것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단순 이명(耳鳴)이라 생각했던 증상이 청각을 잃게 만드는 돌발성 난청의 동반 증상일 수 있다. 드물게 뇌종양 등 뇌질환 징후일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돌발성 난청은 말 그대로 별다른 원인 없이 갑자기 청력에 변화가 생긴 상태를 말한다. 순음 청력 검사를 통해 3개 이상 연속된 주파수에서 30데시벨(dB) 이상의 청력 손실이 3일 이내 발생할 경우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한다.

양쪽 귀에 모두 발생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대개 한쪽 귀에서 발생하며, 청ㆍ장년층에서 고령층까지 발병 연령대는 다양하다.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감염, 혈액순환 장애, 달팽이관 내부 손상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돌발성 난청은 분명한 원인 없이 수시간 혹은 며칠 이내 갑자기 발생한다. 주증상은 난청과 함께 이명이 동반될 때가 많다.

일상적인 대화 내용이 속삭이는 것처럼 들리거나, 귀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고, 양쪽 귀의 소리가 다르게 들리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때로는 어지러움과 구토가 생기며, 똑바로 서 있기조차 힘든 평형장애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돌발성 난청은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가 좋아진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 가능성이 떨어지고 영구히 청력을 잃을 수 있다. 이명이 80~90%에서 나타나므로 이명이 발생하면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드물게 돌발성 난청은 뇌종양 등 뇌질환 징후일 수 있다. 실제로 김영호 서울시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돌발성 난청 환자 535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한 결과, 3.4%에서 평균 10.71㎜ 크기 뇌종양이 귀 주변에서 발견됐다. 이들에게 난청 증상 외에 뇌종양을 의심할 만한 다른 증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돌발성 난청 치료는 스테로이드제를 경구 또는 주사제로 투여한다. 치료 초기 또는 중간에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고막 안쪽에 투여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는 돌발성 난청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어서, 초기에 스테로이드로 치료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추정 원인이나 증상에 따라 혈액순환 개선제, 혈관 확장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투여한다.

이러한 치료에도 청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치료 후 보청기나 인공 와우 이식술로 재활 측면의 청각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김영호 교수는 “돌발성 난청은 조기 발견ㆍ치료가 매우 중요한 응급 질환”이라며 “이런 증상이 나타났는데 단순한 이명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쳐 청력을 잃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했다.

돌발성 난청은 일단 발생하면 청력이 원래대로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에 평소 예방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건강할 때 청력 검사를 해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매우 유용하다. 특히 만성 중이염 등 평소 귀 질환이 있어 청력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서 돌발성 난청이 발생하면 돌발성 난청 진단이 어려울 수 있기에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청각 기관은 매우 예민한 기관이므로 큰 소음과 같은 귀에 좋지 않은 자극을 받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에는 충분히 휴식하면서 안정을 찾고 이상이 생기면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귀에 무리를 주지 않는 수준의 음량을 유지하고, 장시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소음이 심한 장소 주변에는 되도록 가지 않는 것이 좋고, 불가피하게 소음이 심한 곳에 장시간 노출한다면 조용한 곳에서 일정 시간 휴식해야 한다.

청각 기관의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담배ㆍ술은 삼가고 기름지거나 짠 음식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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