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윤이 연기에 대한 자신만의 지론을 펼쳤다. "하체로 버티고 온몸에 힘을 뺀다." 연극을 통해 갖게 된 새로운 연기관이 '원 더 우먼'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지난 5일 이상윤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SBS '원 더 우먼'을 떠나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원 더 우먼'은 비리 검사에서 하루아침에 재벌 상속녀로 인생 체인지가 된 후 빌런 재벌가에 입성한 검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극중 이상윤은 재벌 1세로 첫사랑 강미나(이하늬)를 잊지 못한 한승욱으로 분했다.
먼저 이상윤은 '원 더 우먼'을 추억하며 "즐겁게 촬영했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현장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까지 시청률이 잘 나올 거라 생각 못 했다"면서 사실 좋은 성적을 미리 예상했다고 전했다.
방송 전부터 이상윤은 좋은 대본과 좋은 배우들이 만난 만큼 흥행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이상윤의 예상처럼 '원 더 우먼'은 지난 9월 17일 첫 방송부터 최고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돌파,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 18.5%, 전국 시청률 17.8%, 순간 최고 시청률은 22.7%를 달성,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원 더 우먼' 인기 비결은 대리만족
'원 더 우먼'이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상윤은 "코로나19 속 답답한 시국에서 사이다라는 조연주 캐릭터가 인기 비결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할말을 다 한다. 시청자들이 대리만족하며 봐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상윤은 지난해 연극 '라스트 세션'을 마치고 '원 더 우먼'의 대본을 만났다. '원 더 우먼' 만의 유쾌함과 코믹한 대사들이 이상윤을 사로잡았고 코믹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자극했다.
'원 더 우먼' 속 코믹 연기, 욕심나기도
그러나 극중 한승욱은 다른 코믹한 캐릭터들과 달리 홀로 중심을 잡고 진지함을 이어나가야 했기 때문에 망가짐을 멀리 해야 했다. 실제로 이상윤이 조금이라도 코믹 연기를 시도할 때마다 최영훈 PD의 제지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최영훈 PD는 이상윤에게 새로운 연기 도전을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멜로의 전형적인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길 바랐고 '원 더 우먼'에서 이상윤의 연기 톤을 이어가길 바랐다. 이상윤 에게 '원 더 우먼' 촬영 초반은 오히려 곤혹스러웠다. 참여하고 싶었지만 분량이 없었기 때문. 아이러니하게도 분량과 상관없이 늘 중요한 순간에 한승욱이 조연주(이하늬)와 함께 있었고 시청자들은 한승욱의 부재를 느끼지 못했다.
그렇기에 코믹 연기에 대한 아쉬움도 짙게 남았다. 이상윤은 최근 작품들 중에서 밥을 제대로 먹는 장면을 찍어보지 못했다면서 "늘 먹다가 진지한 대화를 한다. 진지한 분위기가 아닌 편하게 먹으면서 연기를 해본 게 2010년 '인생은 아름다워' 때다. 그땐 음식물을 잔뜩 먹으면서 연기를 했다. 그정도까지의 코믹 연기를 해봐야 한다"고 욕심을 비쳤다.
이하늬, 늘 파워풀한 에너지로 작업
함께 호흡한 이하늬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다. 이상윤은 이하늬의 강점에 대해 "파워풀한 에너지"를 꼽으면서 "애드리브도 잘 한다. 늘 파워풀한 에너지로 일을 한다. 촬영하는 동안 굉장히 재밌었다. 이하늬가 항상 밝은 분위기를 주도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유쾌한 현장이었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극중 성별을 떠나 욕심났던 캐릭터를 묻자 이상윤은 고민없이 조연주를 꼽았다. 그는 "모든 연기자들이 욕심낼 만한 캐릭터다. 내가 맡은 역이 아닌데도 대사가 저절로 읽혔다. 물론 이하늬가 맡아서 잘 됐다"면서도 "악의 축을 담당하는 한성혜(진서연)도 욕심난다. 진서연 씨도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되게 힘든 역할"이라며 다양한 연기적 변신에 욕심을 냈다.
무대 통해 배운 연기론, '원 더 우먼'에 적용
이상윤은 수년 전부터 연기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연극을 꾸준히 해오면서 "연기는 하체로 하는 것"이라고 느끼게 됐다. 모든 걸 힘을 빼고 연기를 하면서 더욱 자연스러운 표현이 나온다는 내용이다. 무대를 거치며 배웠던 호흡과 태도를 '원 더 우먼'에 자연스럽게 접목시켰다.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상윤은 힘을 더욱 빼고 한층 더 극에 어울릴 수 있는 캐릭터로 남았다.
아울러 이상윤의 예능 캐릭터 재발견이라 불리는 SBS '집사부일체' 하차에 대한 소회도 함께 흘러나왔다. 이상윤은 "예능에서 새롭게 더 할 수있는 게 없었다. 기존에 했던 것의 답보다. 저 자신도 힘들다. 보시는 시청자들도 힘들고 재미없을 것 같다는 마음에 하차했다. 그런 면에서 끊임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사랑 받는 성재, 승기가 대단하다. 끊임없는 에너지들이 대단하다. 그 친구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더 애정을 갖고 보게 된다. 성재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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