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집권당 신임 대표로 여성 재무장관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선출…의회 투표 앞둬
의회 46% 여성이지만, 女총리는 역사상 처음
북유럽 4개국 정상회의 자리가 여성으로 채워질 날이 머지않았다. 스웨덴 집권당의 신임 당대표에 여성인 마그달레나 안데르손(54) 재무장관이 선출되면서다. 마지막 절차인 의회 투표만 거치면 스웨덴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한다. 스웨덴은 북유럽에서 이제까지 여성 수반이 없었던 유일한 국가다.
AFP통신 등은 4일(현지시간) 안데르손 장관이 이날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 차기 당대표 후보로 단독 출마해 선출됐다고 전했다. 좌파 성향 정치인인 안데르손은 현직 총리인 스테판 뢰벤의 측근이자 강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뢰벤 총리가 이달 중 퇴임하면, 이후 의회 표결을 거쳐 안데르손이 총리직에 오르게 된다. 안데르손은 "우리 당은 스웨덴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있다"면서 지도자로서의 의지를 드러냈다.
1996년 총리실에 입문한 안데르손은 2004년 재무장관으로 뢰벤 총리 내각에 합류했다. 뢰벤에게 '세계 최고의 재무장관'으로 불리며 두터운 신임을 얻었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불도저'라 불리기도 했다.
이로써 스웨덴은 역사상 첫 여성 총리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성평등 국가로 알려진 스웨덴은 의회의 46%를 여성이 차지할 정도로 여성의 정치활동이 활발하지만 여성 수반은 없었다. 안데르손의 같은 당 동료인 안나 린드가 최초 여성 총리감으로 촉망받았지만 2003년 흉기 공격을 받아 숨졌다. 1990년대 유망 여성 정치인으로 사민당의 최초 여성 대표이자 부총리를 지낸 모나 살린도 총리까지 도전하진 못했다.
안데르손이 스웨덴 총리가 되면 통상 북유럽으로 묶이는 5개국(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중 4개국의 정상이 여성이 된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가 모두 여성이다. 지난 8년간 노르웨이를 이끌었던 여성 총리인 에르나 솔베르그는 지난 9월 총선 패배로 사임했다. 현재 노르웨이 총리는 지난달 중순 취임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동당 대표가 맡고 있다.
내년 9월 총선을 앞두고 당대표에 오른 안데르손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사민당은 의회 394석 중 100석을 차지한 최대 정당이지만, 제2당인 자유보수성향의 '온건당'과 우파 포퓰리즘 '스웨덴민주당'의 위협을 받고 있다. 대규모 난민 유입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면서 보수 혹은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진 탓이다. AFP는 "집권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시점에서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당대표 자리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민당은 지난 선거 때보다 3%포인트 낮은 25.6%의 지지율을 얻었다. 반면 온건당 지지율(23%)은 3%포인트 올라 사민당과의 격차가 좁아졌고, 온건당이 연립정부 파트너로 고려하는 스웨덴민주당은 지지율 19%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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