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라 페트리니 수녀,
행정부 사무총장직 임명
교황청이 바티칸 행정을 총괄하는 총책임자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임명했다. 그간 주교가 전담해 왔던 자리에 수녀를 임명한 것인데 2013년 즉위 이후 줄곧 ‘성평등’을 강조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중이 깊게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 당국은 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발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행정부 사무총장에 라파엘라 페트리니(52) 수녀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페트리니 수녀는 이탈리아 로마 출신으로 로마 소재 귀도 칼리 자유국제사회대학(LUISS)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교황청립 성 토마스 아퀴나스(안젤리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페트리니 수녀는 또 모교인 성 토마스 아퀴나스 대학에서 교수를 맡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교황청의 해외 선교 업무를 주관하는 인류복음화성에서 봉직 중이다.
페트리니 수녀가 오르게 되는 행정부 사무총장 직은 바티칸의 명목상 수장인 행정원장을 보좌해 행정 사무를 총괄하는 보직으로 행정부원장이라고도 불린다. 바티칸 박물관을 포함한 관공서 운영을 책임지게 된다. 미국의 교계 전문 온라인 매체 내셔널가톨릭리포터는 “전통적으로 (남성) 주교가 담당했던 역할”이라며 “페트리니 수녀는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자 바티칸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여성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톨릭은 여성 사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여성 주교는 나올 수 없다.
교황은 그동안 교회 내 주요 직책에 지속해서 여성을 등용해왔다. 지난 2월 가톨릭교회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사무국장 자리에 프랑스 출신 나탈리 베라크(52) 수녀를 임명하는가 하면 지난해 8월에는 교황청 재정을 감독하는 재무평의회(15명) 인사에서 추기경과 주교 8명 외에 평신도 몫인 7명 중 6명을 여성으로 교체했다. 교황청 외무차관과 부대변인, 바티칸 박물관장 등도 여성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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