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희생자 수 육박

지난 9월 미국 워싱턴 내셔널몰 앞 잔디밭에 코로나19 희생자 추모 문구가 적힌 흰 종이 깃발 수십만 개가 꽂혀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사람이 7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래스카주(州)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것과 맞먹는다.
3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74만8,518명에 달한다. 브라질(60만8,071명)이나 인도(45만9,191명)를 뒤로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20년 미국 인구조사 기준 알래스카(73만3,391명)나 워싱턴(68만9,545명), 버몬트(64만3,077명), 와이오밍(57만6,851명)주의 인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미 제1ㆍ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에서 사망한 미국인의 수를 다 합친 것을 넘어섰고, 7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북전쟁에 육박한다.
이처럼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은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백신 접종이 가족, 지역 간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사 윌슨은 지난 8월 코로나19로 3주 사이에 6명의 친척을 잃었다. 그들은 모두 건강했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맞지 않았다. 윌슨의 첫 친척이 코로나로 사망했을 때 그는 친척들과 전화로 서로를 위로했지만, 이후 사망이 이어지면서 그는 전화로 친척들에게 백신을 맞으라 설득했다.
하지만 일부 친척들은 여전히 ‘백신 실험이 충분하지 않았다’, ‘백신 정책이 너무 강압적이다’라고 거부했다. 백신을 맞은 친척들로부터 백신 맞으라는 말을 듣기 싫어 장례식장에 오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집단으로 백신을 맞지 않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미시간주의 터스콜라 카운티 주민 중 한 번이라도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람은 51%에 불과하다. 이 지역은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며 반정부 정서가 강하다. 다만 WP는 코로나로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 백신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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