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방송 토크쇼 출연... '너무 비싸서...'
"2,800만 달러로 고작 12분 비행 아니냐"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우주 관광’ 초대를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분 남짓한 짧은 비행에 한국 돈으로 3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내는 것은 과하다는 이유였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행크스는 ABC방송 간판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 출연해 “베이조스가 윌리엄 샤트너(배우)한테 물어보기 전에, 당신에게 먼저 우주에 가겠냐고 제안한 게 사실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앞서 샤트너는 지난달 13일 베이조스가 이끄는 민간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로켓 우주선 ‘뉴셰퍼드’를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미국 인기 TV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 역할을 맡았던 그가 진짜 우주 여행에 나선 데다, 90세 고령인 만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행크스의 말대로라면, 블루오리진 측이 당초 샤트너가 아니라 그를 ‘섭외 1순위’로 정하고 의사 타진에 나섰던 셈이다. 행크스가 1995년 영화 ‘아폴로13’에서 우주비행사 짐 러벨 역할을 맡았고, 1998년에는 인류 최초의 달 착륙 계획 아폴로 프로젝트를 다룬 드라마 ‘지구에서 달까지’를 기획한 점 등을 고려해 최적임자라고 봤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행크스는 베이조스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너무 비싼 티켓 값’ 탓이다. 그는 이날 토크쇼에서 “내가 돈을 잘 벌긴 하지만 2,800만 달러(약 330억 원)를 낼 생각은 없다”며 “우주 비행이라 해 봤자 12분짜리이고, (우주로) 올라가는 데에만 4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짧은 비행 시간 대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꼬집은 셈이다. 현재 블루오리진 우주 여행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6월 경매에서 장당 2,800만 달러에 낙찰됐는데, 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행크스는 “비싼 돈을 내지 않아도 우주로 가는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며 의자에 등을 기대고 몸을 흔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우주선 이륙 과정 흉내였다.
물론 우주 여행 자체를 폄훼한 건 아니다. 행크스는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세운 버진갤럭틱의 우주 관광 상품을 일찌감치 예약한 상태다. 가격은 1인당 25만 달러(약 3억 원)로, 블루오리진 티켓 값(추정)의 100분의 1 수준이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인사를 포함해 총 600여 명이 해당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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