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전남 여수시 웅천동 이순신 마리나에 현장실습 도중 숨진 홍정운군을 추모하는 리본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지난달 여수 직업계고 현장실습 사고로 숨진 고 홍정운군 부모를 비롯해 직업계고 피해자 유가족들이 현장실습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수차례 제도 개선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만큼 정부가 아예 재학 기간 취업을 전면 금지해달라는 취지다.
2017년 제주 현장실습 사고로 숨진 고 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는 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장실습 피해자 부모들이 요트 사고 발생 직후 여수를 찾아 홍군 부모님을 만났고, 유가족들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국민청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상영씨를 비롯, 2017년 전주 사고로 숨진 고 홍수연 학생, 2013년 진천 사고로 숨진 고 김동준 학생의 부모도 함께했다.
현장실습 사고로 자식을 잃은 이들은 “남들은 대학 보낸다고 말할 때, 우리는 어린 고등학생 자식을 일터로 내보내며 미안하고 마음 아팠는데, 그 일터에서 자식을 하루아침에 잃었다”며 “현장실습은 가족의 희망과 행복을 빼앗은 가정파괴범”이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원인이 촉구한 직업계고 정상화 방안은 크게 4가지다. 전국의 직업계고는 졸업일까지 정상 수업하되 3학년 2학기 12월을 전국 동시 ‘고졸취업 준비기간’으로 정해 공채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취업이 확정된 학생들은 학교장 동의 아래 겨울방학 기간 취업 업체 주관 오리엔테이션(입사 사전 교육)에 참여하고, 고용노동부는 ‘고졸 취업 지원 센터’를 설립해 업체에 대한 적합성 여부를 인증해주자는 제안이다.
입사 사전 교육은 3년간 학교에서 배운 과정이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말 그대로 ‘교육’을 받는 기간이다. 유가족들은 주 2, 3회 등 교육 시간을 제한해 지금의 현장실습과 구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일 게재된 청원은 일반 공개로 전환돼 3일 오후 3시 기준 3,143명의 동의를 받고 있다. 이상영씨는 “현장실습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정치권에 개선을 요청했지만 일반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한 달간 동의 20만 명을 넘어 정부의 답변을 들을 수 있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