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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랑랑이' 막는다.. 송파구, '동물 로드킬 대응지침'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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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랑랑이' 막는다.. 송파구, '동물 로드킬 대응지침' 세워

입력
2021.11.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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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동물병원을 탈출해 동부간선도로를 헤매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반려견 '랑랑이'의 모습. 로드킬 사고 이후 랑랑이의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됐다. 랑랑이 반려인은 3일 뒤에야 동료 시민의 제보를 받고 사고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랑랑이 보호자 제공

지난 6월 동물병원을 탈출해 동부간선도로를 헤매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반려견 '랑랑이'의 모습. 로드킬 사고 이후 랑랑이의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됐다. 랑랑이 반려인은 3일 뒤에야 동료 시민의 제보를 받고 사고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랑랑이 보호자 제공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반려동물이 생기면 우선 보호자부터 찾아주는 지방자치단체 지침이 국내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서울 송파구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로드킬 당한 반려동물이 생기면 동물등록 여부를 먼저 확인해 보호자에게 돌려주는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로드킬을 당한 반려동물은 동물등록이 돼 있어도 이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가 없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동물의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돼 동물담당 부서가 아닌 청소환경 담당자가 처리하게 돼 있고, 청소환경 담당 부서에는 동물등록을 확인할 수 있는 마이크로칩 스캐너가 구비돼 있지도 않았죠. 송파구의 지침은 이 마이크로칩 스캐너를 도입해 사고를 당한 동물의 보호자를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뜻입니다.

송파구 관계자가 로드킬로 숨진 동물의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리더기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송파구 제공

송파구 관계자가 로드킬로 숨진 동물의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리더기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송파구 제공

현재 이 절차를 도입한 건 국내 지자체 중 송파구가 유일합니다. 과거에는 이 같은 지침이 없는 까닭에 로드킬로 목숨을 잃은 반려동물의 사체가 폐기물로 분류돼 소각될 뻔한 적도 많았죠.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6월 발생한 ‘랑랑이 사건’입니다. 동물병원을 탈출해 동부간선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반려견 ‘랑랑이’는 동물등록이 됐지만, 반려인에게는 사고 사실이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랑랑이 반려인은 사건 발생 3일 뒤, 목격자의 제보를 받은 뒤에야 랑랑이의 시신을 지자체로부터 인계받을 수 있었습니다.

로드킬은 아니지만, 동물학대 이후 버려진 반려동물의 사체가 소각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2019년, 서울 망원동에서 학대범으로부터 무참하게 살해당한 반려견 ‘토순이’ 역시 버려진 사체가 폐기물로 분류돼 소각 직전까지 갔습니다. 다행히 토순이 반려인이 소각 직전에 이 사실을 알고 사체를 확보해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반려동물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뒤 사체가 소각될 뻔한 일들이 이어지자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이럴 거면 동물등록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었죠.

2019년 서울 망원동에서 동물학대로 목숨을 잃은 반려견 '토순이'도 길에 버려진 뒤 폐기물로 소각될 뻔한 적이 있었다. 토순이 보호자 제공

2019년 서울 망원동에서 동물학대로 목숨을 잃은 반려견 '토순이'도 길에 버려진 뒤 폐기물로 소각될 뻔한 적이 있었다. 토순이 보호자 제공

송파구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 정서를 반영해 반려인을 찾아 사체를 인계하려는 조치를 준비했다”며 서비스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송파구는 로드킬로 인한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4시간 기동반을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송파구 관내에서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서울시 다산콜센터(120)로 연락하면 즉시 출동해 동물 사체를 수거할 예정입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도입한 ‘로드킬 반려동물 확인절차’를 통해 가족을 잃은 반려인들의 상심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업이 반려동물 등록제 활성화와 유실 방지를 위해 인식표를 착용하는 사회적 분위기 확산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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