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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이 낳은 美 물류대란…한국도 외국인 없으면 남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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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이 낳은 美 물류대란…한국도 외국인 없으면 남일 아니다

입력
2021.11.05 1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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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65% "외국인 채용 쿼터 확대 필요"

9월부터 영국의 주유 대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10월 5일 런던 북쪽 헤멜헴스테드에서 연료 수송 지원에 나선 군인이 유조차를 운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트럭 운전기사 부족으로 인한 기름 공급난이 이어지자 약 200명의 군병력을 투입해 연료 수송 지원에 나섰다. 헤멜헴스테드=AFP 연합뉴스

9월부터 영국의 주유 대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10월 5일 런던 북쪽 헤멜헴스테드에서 연료 수송 지원에 나선 군인이 유조차를 운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트럭 운전기사 부족으로 인한 기름 공급난이 이어지자 약 200명의 군병력을 투입해 연료 수송 지원에 나섰다. 헤멜헴스테드=AFP 연합뉴스

최근 물류대란을 겪는 미국 경제의 최대 고민은 구인난이다. 특히 최저임금 일자리를 중심으로 하는 소매업과 요식업이 심각하다. 영국의 주유대란 역시 외국인 인력 부족에서 비롯됐다. 우리도 현실을 감안한 외국인 근로자 제도를 고민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소매·물류업계는 임금인상 등을 제시하며 구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주요 패스트푸드 매장은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15달러(약 1만7,600원)의 시급을 보장하고 나섰다. 채용 장려금을 주는 곳도 있다. 식당과 슈퍼마켓 종사자의 시급도 처음 15달러를 넘어섰다.

전 세계를 뒤흔드는 미국발 물류대란이 이런 임금 인상의 나비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육상화물 업체 관계자는 "미국 물류대란의 핵심은 숙련 노동자의 갑작스러운 은퇴인데, 힘든 물류 현장에서 일하지 않아도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에서 더 편하게,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이민자가 줄어 물류 인력 수급이 막힌 영향도 분명히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국을 뒤흔든 '기름 대란'도 저임금 인력인 유조차 운전사 부족에서 기인했다. 운전사뿐 아니다. 농가에는 수확할 사람이 없어 작물이 썩고, 호텔은 청소부가 없어 객실을 폐쇄할 지경이다. 브렉시트로 동유럽권 저임금 근로자 유입이 막히면서 빚어진 사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영국의 인력난은 한국에도 남 일만은 아니다. 제조업은 물론, 건설업과 농업 등에서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일할 사람이 없어진 지 오래여서다.

업계에선 먼저 업종·업체별로 외국인 채용 상한을 두고 있는 쿼터제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 실태조사에서 제조업체의 65%가 쿼터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외국인 고용허가제에 대한 개선점으로 △근무한 지 1년 미만인 자가 이직하는 경우 대책을 마련해 줄 것 △숙련도가 늘어날 시기에 체류기간이 만료되므로, 문제 없는 근로자는 체류기간을 무기한 연장해 줄 것 △숙소 기준 완화 등의 의견이 나왔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2017년 50%였던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률이 지난해 26.1%까지 급감했다"며 "우선 한국인 채용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열악한 작업환경 개선도 적극 지원해 고졸 취업자의 뿌리산업 유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으로는 "고졸 취업자가 중소 제조업 현장을 기피한다면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활용할 제도·문화적 기반 역시 다져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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