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성 정보 유출 등 주가조작 정황
김건희씨 연루 여부도 조만간 결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지난해 4월 고발장이 접수된 뒤 19개월 만의 첫 조사다. 검찰은 핵심 피의자인 권 회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연루 여부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이날 권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권 회장은 2009년 1월 코스닥에 상장된 도이치모터스를 이끌면서 2009년 12월부터 3년여간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방식 등으로 주가를 띄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권 회장이 도이치모터스 자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선 2013년에도 경찰 내사가 진행됐지만, 당시엔 정식 수사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내사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주가조작 의혹은 다시 불거졌다. 보고서엔 김건희씨가 2009년 권 회장이 대주주였던 두창섬유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 8억 원어치를 사들인 뒤, 이듬해 권 회장이 소개한 '주가조작 선수' 이모씨에게 증권사 계좌를 맡기고 거래한 정황이 있다.
별다른 진척이 없던 검찰 수사는 지난 9월 초 내사보고서에 등장하는 이씨가 체포되면서 속도가 붙었다. 이씨는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풀려난 뒤 영장이 재청구되자 잠적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씨 이외에 주가조작에 가담한 피의자 2명을 최근 구속기소했다. 이후 도이치모터스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도이치모터스 전·현직 임원들을 수차례 조사한 끝에 이날 의혹의 정점에 있는 권 회장을 불렀다.
검찰은 권 회장이 주가조작 '선수'들과 주식을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 행위를 통해 고객들에게 주식을 매수토록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권 회장이 주변에 외제차 애프터서비스(AS) 사업 진출, 중고부품 온라인 매매 합작사업 진행, 해외 사모펀드 투자 유치 등 회사 내부의 호재성 정보를 알려주며 주식 매매를 유도한 뒤 자신이 관리하는 계좌로 허수 매수 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주가를 띄웠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주(錢主)로 등장하는 김건희씨가 단순 투자자인지 시세조종에 적극 가담한 공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조만간 권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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