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광스타트업 상품 가득한 '부산슈퍼' 인기
지역업체 판로 위한 대대적 할인·판매행사 호평
전통 산업제품 신발엔 '정품인증' 스티커도 붙여
부산시가 부산에서 만들어진 ‘메이드 인 부산’(made in Busan) 상품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도시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고,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들이 ‘도시 브랜딩’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에서 생산돼 전국으로 팔려 나가는 상품을 도시 브랜딩에 이용한 경우여서 주목을 끈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부산 영도구 삼진어묵 앞 골목에 ‘부산슈퍼’가 문을 열었다. 작은 구멍가게 수준이었지만,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4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슈퍼’는 창의적 아이디어로 지역 관광상품을 만드는 부산지역 관광스타트업 36개 업체 제품들로 채워진 곳”이라며 “입지가 시내 중심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매출 규모”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동백꽃(부산시를 상징하는 꽃) 손수건’, ‘자갈치 아지매 장바구니’, ‘부산 오빠 소주잔’, ‘부산온나 엽서’, ‘부산바다 비누’, ‘부산항 캐릭터 열쇠고리’, ‘부산 사투리 100선 마그넷’ 등 상품 종류만 300종이 넘는다. 한결같이 부산만의 유무형 특징을 한껏 담아낸 제품들이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각 지자체의 ‘도시 알리기’ 시도가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산슈퍼는 젊은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 도시 브랜딩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유경 부산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센터 과장은 “소규모 관광스타트업은 제작도 유통도 쉽지 않다는 사실에 착안해 지역 관광 상품 제작 회사라면 누구나 입점해 소비자에게 선보일 기회를 제공했다”며 “그런 매장에서 작지만 큰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부산슈퍼의 ‘메이든 인 부산’ 제품은 부산 골목에 머물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대형 백화점 여러 곳에서 입점 러브콜을 받았을 정도다. 삼진어묵 앞 골목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부산관광공사는 내년에 서울과 제주 등 MZ세대와 관광객이 많은 곳에 점포를 열어 메이드 인 부산 제품을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 부산을 알리는 또 다른 첨병 역할을 하게 된다.
부산시는 이와 함께 대대적인 부산 제품 판매전을 통해서도 부산 알리기에 나선다.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 있는 부산 우수제품 판매장인 ‘동백상회’에서는 이달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2021년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연계해 열리는 행사다. 동백상회에서는 현재 65개 부산지역 업체가 입점해 지역 막걸리와 수산물, 기념품, 신발, 화장품 등 500여 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신발 등에서 ‘원산지 부산’을 도용하는 사례까지 속출하자 시는 부산 제품임을 인증하는 ‘정품 스티커’까지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의 한 신발업체가 중국에 새 상품을 내놓자마자, 중국에서 가짜 부산 신발이 등장하는 사례까지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해외 ‘짝퉁’ 제품이 신발 산업이 강한 부산의 브랜드로 팔리는 것을 막고, 부산 신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2019년 기준 전국 신발 산업체 386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72개가 부산업체로 국내 신발 산업의 중심이 부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달 중 부산에서 생산된 신발 제품들은 한국조폐공사의 정품인증 홀로그램과 QR코드 기술이 적용된 스티커를 달고 세계를 누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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