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그래픽(CG)와 시각특수효과(VFX)는 현대 드라마에 아주 중요한 요소다.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할리우드 영화들로 인해 이미 대중의 눈은 높아진 상태다. 때로는 특수효과의 수준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 CG로 엇갈린 드라마 흥행사를 살펴봤다.
tvN 새 주말드라마 '지리산'은 바야흐로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시그널'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와 '태양의 후예' '도깨비' '스위트홈'까지 연이어 히트시킨 이응복 감독이 만났고 전지현 주지훈 성동일 등 국내 탄탄한 배우진이 합류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지리산'은 스토리와 연기보다는 어설픈 특수효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300억 원대 제작비로 대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시청자들은 합성의 흔적이 역력한 배경을 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CG 처리가 어색한 순간 배우들의 연기와 디테일한 연출은 가려진다.
최근 종영한 SBS '홍천기'는 사극에 판타지 요소를 넣어 마왕 등을 CG로 구현해냈다. 사극에서 빨간 눈에 황소 뿔을 지닌 마왕이 등장하자 시청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서양식 마왕 표현도 한몫했다.
JTBC '시지프스'도 극 초반 CG의 허술함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유입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두 주인공이 건물과 건물 사이로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연출과 CG의 미흡함으로 인해 추격전의 몰입감이 떨어졌고,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처럼 특수효과 하나로 작품의 질이 판가름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 사례를 들여다보자.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었던 비결은 단연 스토리다. 그러나 이야기를 현실처럼 느끼도록 만든 핵심적인 도구는 특수효과다. '오징어 게임' 속 알록달록한 세트장의 높은 벽, 줄다리기를 하는 세트장에도 CG가 들어가며 새로운 공간으로 완성됐다.
'오징어 게임'의 CG와 VFX에 참여한 걸리버 스튜디오 정재훈 사장은 유튜브를 통해 해외의 뜨거운 러브콜을 언급하며 "그림 한 장 한 장이라도 더 신경 써서 높은 퀄리티의 작품들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요즘 CG나 VFX가 없는 영화가 없다.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고,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보는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드라마 판이 글로벌화되며 블록버스터 급의 드라마 등 특수효과를 필요로 하는 콘텐츠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기술은 이미 상향 평준화에 이르렀다. 또 대중의 눈도 할리우드 영화, 넷플릭스 등으로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앞으로 어떤 드라마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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