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서 전시
서양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한 구텐베르크의 인쇄 시기(1450년경)보다 앞서 만들어진 조선 전기의 금속활자 ‘갑인자’의 실물을 직접 볼수 있게 됐다.
2일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수도문물연구원은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고궁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지난 6월 서울 인사동에서 발굴한 유물 1,755점을 선보이는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갑인자를 포함한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00여 점, 해와 별을 관측해 시간을 측정하는 일성정시의, 자동 물시계 부속품, 총통(탄환을 넣고 심지에 불을 붙여 발사하는 무기) 등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깨진 한 점의 도기항아리가 보인다. 발굴 당시 금속활자들이 담겨 있던 그릇으로, 발굴 현장의 모습을 체감할 수 있게 전시장 입구에 배치됐다.
이어 갑인자, 을해자, 을유자 등 조선 전기 금속활자 실물들을 찬찬히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금속활자 실물 옆에는 해당 활자를 사용해 찍은 책이 전시돼 있는데, 갑인자의 경우 1436년에 편찬된 성리학 해설서 근사록이 함께 전시돼 있다. 이번에 출토된 활자 가운데 화(火), 음(陰) 등은 이 책에서 직접 확인이 된다. 갑인자는 세종 16년인 1434년 처음 주조된 이후 1777년까지 총 6번 반복 주조돼 온 금속활자로, 과학자 이천의 감독 아래 장영실 등이 업무를 관장해 만든 것이다.
그동안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일성정시의도 실물로 감상할 수 있다. 일성정시의는 세종 19년인 1437년 국왕의 명으로 처음 제작된 주야 겸용 시계를 말한다. 자동 물시계 부품인 주전도 있다. 자동 물시계에는 시간을 알려주는 인형이 있는데, 주전은 인형을 작동시키는 구슬을 방출하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조선시대 사찰에서 대중을 모으거나 의례를 행할 때 사용한 동종의 파편과 조선 전기 여진, 일본과의 전쟁 때 널리 사용된 총통 등을 볼 수 있게 전시해놨다.
김충배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앞으로 인사동에서 출토된 유물에 대한 보다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만큼, 연구자들에게는 기초 자료 제공의 기회가 되길 바라며, 조선 전기 유물의 실체가 궁금한 국민들에게는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전시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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