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861달러까지 폭등했다가 0.00079달러로 폭락
IT 전문매체 기즈모도 "개발자 '러그 풀' 저지른 듯"
결국 사기였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테마로 한 가상화폐 가격이 ‘0달러’로 추락했다. 가상화폐 개발자들이 가상화폐를 현금화해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기즈모도는 1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전문 사이트 코인마켓캡을 인용해 가상화폐 ‘스퀴드(Squidㆍ오징어)’의 가격이 이날 한때 코인당 2,861달러(약 337만원)까지 급등했다가 갑자기 0.00079달러로 폭락했다고 전했다. 기즈모도는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은 가상화폐 개발자가 이 코인을 모두 현금으로 교환해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명 '러그 풀'(rug pullㆍ발 밑의 카페트를 갑자기 잡아뺀다는 뜻)을 저지를 때 나타난다”고 설명하면서 “‘오징어게임’ 암호화폐 뒤에 있는 익명의 사기꾼이 21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CNN은 가상화폐 개발자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 ‘스퀴드’는 지난달 26일 코인당 0.01달러의 가격으로 출시됐다. 개발자들은 가상화폐 스퀴드를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각종 게임을 실제 온라인 토너먼트 게임으로 만든 ‘오징어게임 프로젝트’에서 게임 토큰으로 쓸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경고음이 속출했다. 기즈모도는 이 가상화폐가 사기라는 신호가 곳곳에 있었다면서 이 가상화폐 홈페이지는 오탈자로 가득 차 있었고, 투자자들이 이 가상화폐를 살 수는 있지만 팔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코인마켓캡도 투자자들에게 사기일 것 같다며 이 가상화폐를 살 때는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라’는 경고문을 내보냈고, 넷플릭스도 이 가상화폐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대중문화를 이용한 가상화폐 사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기즈모도는 덧붙였다. 매체는 “올해 초 디즈니플러스의 ‘만달로리안’ TV 쇼를 차용한 가상화폐 ‘만도’에서도 유사한 ‘러그 풀’이 발생했다”며 “당시에도 디즈니의 허가 없이 가상화폐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BC와 포천, CNBC 등 주류 뉴스 매체들이 ‘오징어게임’ 가상화폐 폭등을 계속해 보도했다”고 꼬집었다. 주류 매체들이 사기 피해자를 더 키웠다는 사실상의 비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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