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2021 기후 현황 보고서' 발표
각종 기상이변... "인간 활동의 결과라는 증거"
COP26 두고 "인류 운명 걸린 건곤일척 승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이 이제는 ‘평균적인’ 기후가 될 것이라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기후위기를 본격 논의할 제26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 개막에 맞춰 공개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날 ‘2021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골자는 “2015~2021년이 기록상 가장 더웠다. (극단적 기후 현상의 반복으로) 지구가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제는 극단적 이상기후가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9월 세계 평균 온도는 1850~1900년보다 섭씨 1.09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7년 중 올해가 가장 뜨거웠던 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구 온도의 상승 경향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해양의 산성화도 문제다. 보고서는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23%를 바다가 흡수하고, 그 결과 바다가 산성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양의 산도가 높아질수록,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낮아져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시급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해수면 상승에도 보고서는 주목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빙 가속화의 직접적 결과이기 때문이다. 1993~2002년 해수면이 매해 2.1㎜씩 상승한 반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상승폭은 4.4㎜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빙하 유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영국 브리스틀대 빙하연구센터의 조너선 봄버 소장은 “지난 2,000년 중 어느 때보다도 현재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 중”이라며 “이대로라면 2100년에는 상승폭이 2m를 넘고, 전 세계 6억 3,000만 인구가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인류를 위협하는 기상이변은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그린란드 빙하 정상에서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고 △수차례 폭염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기온이 54.4도까지 치솟았으며 △이례적 폭염이 파괴적 화재를 동반하는 등의 이상기후 현상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인류가 유발했다는 과학적 증거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의 결과라는 뜻이다.
1일부터 영국 글래스고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COP26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현재 속도로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이번 세기 말에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도 못 지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COP26은 인류의 삶을 정상 궤도로 올려 놓을 ‘건곤일척’의 승부처”라며 이번 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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