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코스피 이것에 달렸다
①미 테이퍼링, 한은 금리 인상
②인플레 장기화 ③공급망 대란
"바닥 찍을 내년 3600도 가능"
지난달부터 지루한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좀처럼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급망 쇼크와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 등 숱한 악재들을 한 달 내내 소화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영향이다.
11월도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미국의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시작으로 각국의 긴축 스케줄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데다, 올해 내내 세계 증시를 떨게 한 인플레이션 우려도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을 짓눌러 온 각종 악재들이 내년 연초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등한 코스피가 내년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도래한 긴축의 계절 "박스권 지속될 듯"
1일 코스피는 0.28% 오른 2,978.94에 마감하며 2거래일 연속 3,000선을 밑돌았다. 시장에선 이달 각국 통화당국의 긴축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만큼, 코스피가 지루한 3,000선 공방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오는 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이달 중순으로 예고된 테이퍼링의 구체적인 시간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미 중앙은행(연준)의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본격화된 미국의 무제한적 '돈 풀기'는 사실상 종료 수순에 돌입하게 된다.
한국은행은 이달 25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상태다. 각국의 유동성 축소로 세계 증시가 재차 상승 탄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 인상은 단발성이 아닌 연속성을 지닌 정책일 수 있어, 앞으로 금리가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을 경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11월 코스피가 2,900~3,14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대란이 부채질한 인플레 "변동성 주범"
테이퍼링과 한은의 금리 인상이 일찌감치 예고된 이벤트인 만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그에 따른 금리 인상 경로가 시장의 변동성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현지에서도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당길 것이란 예상이 많다.
베렌버그 캐피털 마켓츠의 미키 레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이미 커졌고 실질 임금을 짓누르고 있다"며 "연준은 예상보다 더 빨리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쇼크의 배경이기도 한 공급망 대란 이슈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공급망 병목현상 및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매파적 입장을 보일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엔 다르다? "3,600까지 바라본다"
다만 국내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가 최대 3,600포인트까지 달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 인플레이션 우려와 공급망 대란이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하반기 내내 유동성 축소 우려에 시달렸던 증시가 긴축 조정 이후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치인 3,600을 제시한 KB증권은 "연준의 테이퍼링 선언과 유동성 흡수가 시작되면 시장의 출렁임이 재현될 수 있지만, 각종 우려들은 바닥을 찍고 내년 하반기 경기 사이클도 반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지난 10년간 코스피 체질 변화를 고려하면 박스피로 회귀할 가능성은 낮다"며 "상반기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정점을 통과하는 데다, 대선 이슈 등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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