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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했던' 고깃집 먹튀 커플, 뒤늦게 "계산 안 한 줄 몰랐다"며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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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했던' 고깃집 먹튀 커플, 뒤늦게 "계산 안 한 줄 몰랐다"며 사과

입력
2021.11.02 14:00
수정
2021.11.02 14:43
0 0

'고깃집 먹튀 사건' 피해업소 사장 A씨
"9만원 무전취식 커플 중 여성분 찾아와 사과"
"QR코드 인증 안 해...나갈 때도 자연스러워"
"자영업자에 상처주는 무전취식 자제" 호소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고깃집에서 흑돼지 4인분, 소주 2병, 냉면, 된장찌개 등 9만 원치를 먹고 달아난 커플이 찍힌 CCTV 장면. 먹튀 사실이 널리 알려지자 커플 중 여성이 지난 1일 업주를 찾아 선처를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고깃집에서 흑돼지 4인분, 소주 2병, 냉면, 된장찌개 등 9만 원치를 먹고 달아난 커플이 찍힌 CCTV 장면. 먹튀 사실이 널리 알려지자 커플 중 여성이 지난 1일 업주를 찾아 선처를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고깃집에서 9만 원어치의 음식을 먹은 뒤 계산하지 않고 도망가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고깃집 먹튀 사건' 당사자가 피해 가게를 찾아와 "계산 안 한 줄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사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깃집 먹튀 사건' 피해업소 사장 A씨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어제(1일) 오후 5시경 두 분 중 한 분이 가게에 직접 찾아왔다"며 "절대 의도한 게 아니었고 계산을 안 한 지 몰랐었고, 정말 죄송하다고 계속 말했다"고 밝혔다.

A씨는 "크게 이슈화되고 공론화되다 보니까 가게에 오셔서 자수했다"며 "주변 사람들한테 이런 내용(고깃집 먹튀 사건)을 들어서 본인도 부담감을 느끼고 두려움에 찾아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분은 못 오셨고, 여자분과 보호자로 보이는 두 분이 오셨다"며 "보호자가 직장 관계자 분이라고 들었던 걸로 기억해 아마 직장을 다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지난달 30일 A씨가 속상한 마음에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주목받았다. 한창 가게가 바쁜 저녁 시간에 식당을 찾은 남녀 손님은 고기 4인분, 소주 2병, 음료수 2캔, 냉면, 된장찌개, 공깃밥을 먹고 음식값을 치르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가격으로는 9만 원어치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식당에 입장할 때 방역수칙상 꼭 해야 하는 QR코드 인증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미뤄 볼 때, 당사자의 해명과 달리 A씨는 여전히 의도적인 무전취식 가능성을 의심했다.

A씨는 "문제의 두 손님은 20, 30분 정도 밖에서 기다리다 동시에 두 테이블이 생기니까 다른 앞선 손님이 기다리고 계시는데도 가게에 들어오시더니 '가게의 가장자리에 혹시 비어 있는 저 자리에 앉으면 안 되냐'고 했다"며 "(제가) '먼저 기다리는 손님의 자리'라고 말씀 드리고 가운데 자리를 정리해서 안내해 드리겠다고 하니 일반적으로 가게 입구 쪽으로 (되돌아) 가서 기다리셔야 되는데 가게 화장실 가는 뒷문 쪽에서 기다리셨다가 가운데 자리가 정리가 되니까 두 분께서 자연스럽게 착석했다"고 기억했다. "QR코드 찍는 과정을 일부러 안 하려고 한 행동이 아니었을까"라는 진행자 질문에 A씨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무전취식, 금액 떠나 선량한 자영업자들에 큰 상처"

'고깃집 먹튀 사건' 피해 업소 사장이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린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고깃집 먹튀 사건' 피해 업소 사장이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린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두 손님이 식당을 나설 때는 순식간이었다. A씨는 "그 당시 너무 바빠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며 "폐쇄회로(CC)TV 화면을 살펴보니까 남성이 뒷문으로 나가서 화장실을 간 것 같다. 자리를 비우자 여성이 나갈 채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비라고 해봤자 마스크를 꺼내는 정도였다"며 "남성이 들어오자마자 여성이 먼저 나갔고, 남성도 바로 뒤따라 나갔다"고 덧붙였다.

마침 남성의 뒷모습을 봤다는 A씨는 "자연스럽게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보고 '담배를 태우거나 간단히 밖에서 대화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외투나 옷, 휴대전화가 테이블이나 의자에 있는 줄 알고 나가는 모습을 멀뚱히 지켜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자영업자들을 대표해 "이렇게 무전취식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 경범죄에 해당하므로 이런 일을 저지르는 분들도 죄책감을 갖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 역시도 그랬는데, 경찰에 신고하고 이후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재수가 없었다' '잊어버리자'(라고 생각) 하기 때문에 이런 사건들이 더 비일비재한 것 같다"며 "1,000원이든 1만 원이든 금액을 떠나서 손님에게 행복을 드리고자 노력하는 선량한 자영업자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행동"이라고 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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