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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관세, 공급망, 기후변화...’ 로마 G20 찾아 中 때린 바이든 “중국 더러운 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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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관세, 공급망, 기후변화...’ 로마 G20 찾아 中 때린 바이든 “중국 더러운 철강”

입력
2021.11.01 17:00
수정
2021.11.01 19:0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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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중국 더러운 철강, 시장 접근 차단"
한국 포함 우방과 공급망 회의...反중국 전선
기후변화 소극적인 中 행태 비판...전방위 압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글로벌 공급망 회복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글로벌 공급망 회복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끝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요 타깃은 중국이었다. 유럽연합(EU)과의 철강 관세전쟁을 끝내고, 전 세계 공급망 회의에 한국 등 우방 14곳을 불러 협조를 강조하면서 반(反)중국 전선을 분명히 그었다. 강제노동과 기후변화 비협조를 고리로 중국 때리기도 이어갔다. 미국의 국제사회 다자무대 복귀를 본격화하며 서방 진영을 규합해 중국 러시아 등 경쟁세력과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종료 직후 로마에서 글로벌 공급망 회복 관련 정상회의를 주재했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싱가포르, 인도,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 등 14개국이 참석했다. 대부분 미국의 동맹 및 우방 국가다.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동맹과 협력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도가 담긴 회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소스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공급망은 다각적이어야 한다”며 “(공급망 문제는) 조정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우리 공급망이 강제노동과 아동노동으로부터 자유롭고, 노동자의 존엄성과 목소리를 지원하고, 우리 기후목표에 부합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 강제노동 인권 문제를 제기해왔다. 동맹국을 규합해 공급망 물류대란 해소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강제노동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 정상회의가 중국을 겨냥했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월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관한 행정명령 서명에 앞서 반도체 칩을 들고 명령의 취지를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월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관한 행정명령 서명에 앞서 반도체 칩을 들고 명령의 취지를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앞서 미국은 EU와 2018년부터 이어지던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해소했다. 특히 첫 조치로 철강ㆍ알루미늄 생산 시 환경 기준을 강화해 환경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중국산 제품을 배제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우리 시장에 철강을 덤핑해 우리 노동자, 산업, 환경에 크게 피해를 준 나라들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철강이 EU를 경유해 미국에 수출되는 길을 차단하는 데도 역점을 뒀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미국 서부 항만 물류난 대책 회의에 삼성전자를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초청했고,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서도 삼성 등에게 자료 제출 압박을 하고 있다. 이날 G20 계기 공급망 정상회의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2번째 발언을 맡기는 등 대(對)중국 압박 전선에 한국을 앞세우겠다는 뜻도 분명히 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후 마무리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을 비판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약속이라는 관점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기본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사람들이 실망할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도 실망스러웠다”며 “중국이 하지 않은 것, 러시아가 하지 않은 것, 사우디아라비아가 하지 않은 것에 계속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화상을 통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신화통신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화상을 통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신화통신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 직접 참석 대신 화상으로 참여했다. 1일부터 영국 글래스고에서 시작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도 빠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빠진 자리에서 공급망 중국 의존과 기후변화 행동 불참을 지적하며 세계 여론을 환기시킨 셈이다.

물론 미중 양국은 연내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새로운 관계 모색도 꾀하고 있다. 양국 외교수장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로마에서 7개월 만에 대면 회담을 갖고 대만 문제를 비롯해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중국이 대만의 현재 상황을 바꾸는 어떠한 일방적인 조치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했고, 왕 부장은 “대만 문제가 잘못 처리될 경우 양국 관계에 전복적이고 전반적인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맞섰다고 로이터ㆍ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다만 아직 미중정상회담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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