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강민규·김초원 교사...동문·시민단체 등 기부로 조성
세월호 참사로 순직한 고 강민규·김초원 교사를 추모하는 공간이 모교인 공주대학교 교정에 만들어졌다.
31일 공주대에 따르면 대학과 공주대 민주동문회 등은 전날 신관캠퍼스 사범대학관 뜨락에서 ‘공주대학교 세월호참사 순직동문 기림상 제막식’을 열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7년 6개월 만이다.
대학과 민주동문회 측은 2017년부터 추모공간 조성을 추진했지만 그동안 김초원 교사 순직인정 투쟁, 공주대 총장 부재 사태가 겹치며 타 대학보다 다소 늦어졌다. 2020년 추진하려던 조성사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발목을 잡혀 1년 늦춰졌다.
이날 제막식에는 원성수 공주대 총장, 김지철 충남교육감, 최교진 세종교육감, 김정섭 공주시장 등이 참석해 뜻을 기렸다.
고 김초원 교사의 부친과 모친, 고 강민규 교사의 부인과 두 자녀 등 유가족들도 참석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시비에 "거기 니, 나이 잃지 말고 살아라 촛불처럼 그대로 팔팔 살아라"고 추모시로 순직 교사들의 넋을 기린 조재훈 국어교육과 명예교수와 추모공원 조성을 자문한 김정헌 미술교육과 명예교수도 고령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제막식을 찾았다.
원성수 총장은 “고인들이 잊혀지기보다 기억되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며 “임기 안에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추모사를 통해 제막식 소회를 전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다시는 이런 참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우리 스스로의 다짐”이라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절박한 순간 누구나 제자와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두 분 선생님은 그 때 선생님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보여줬다”고 교사로서 모범을 보인 고인들을 추모했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두 분은 선생님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길을 가셨다”고 말했다.
학생대표인 박고은 공주대 사범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은 “시간은 흘렀지만 우리는 이를 잊지 않고 기억하려 한다”며 “좋은 스승이 되고자 했던 선배들과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생각했던 두 선배들의 마음을 기억하는 선생님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공주대 민주동문회 김창태 회장은 “세월호가 우리 교육의 길을 묻고 있다”며 “학생의 안전과 행복이 최우선 보장받는 교육 등 더 나은 교육을 이뤄나가자”고 역설했다.
추모공간은 공주대 동문 교수와 학생,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기부금 3,773만원, 충남민족미술인협회의 재능기부, 공주대 부지 제공 등으로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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