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간선거 '전초전'... 공화당, 막판 대역전 노려
"민주당 패배 땐 바이든 국정 의제도 위험"
11월 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州) 주지사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의 수성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줄곧 우세 판세를 지켜오던 민주당 주지사 후보가 막판 여론조사상 역전을 허용하면서 주 정계뿐만이 아니라 중앙 정계에도 후폭풍이 닥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뚜렷한 경제적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경고 차원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지는 주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란 점에서 국정운영의 중간평가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30일(현지시간), 전날 기준 각 조사를 종합한 결과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가 테리 매콜리프 민주당 후보에게 47.6% 대 47%로 0.6%포인트 앞선다고 밝혔다. 매콜리프 후보는 7월 말부터 영킨 후보에게 최대 7.9%포인트 앞서며 선거를 주도해 왔지만 이 흐름은 선거를 채 1주일도 남기지 않은 지난 27일 역전됐다고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집계했다.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는 29일 투표의향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영킨 후보의 지지율이 53%라며 매콜리프 후보에 비해 8%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 여론조사보다 차이가 더 벌어진 셈이다.
이번 선거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전초전’ 격이다. CNN 등에 따르면 공화당이 버지니아주 전역을 대상으로 한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2009년이 마지막이다.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공화당) 재임시기부터 공화당이 강세였으나 2006년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민주당 세력이 확산됐다. 버지니아주 유권자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실시된 네 차례의 대선에서 모두 민주당을 택했고 현직 주지사는 물론 상원의원 2석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 지역)’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주지사직 탈환에 성공하면 다음 선거에서 공화당이 선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바이든 정책에 대한 심판 성격도 띤다는 평가다. 공화당 전략가인 콜린 리드는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바이든 정부와 집권 민주당은 취임 후 9개월간 보여준 것이 없다”며 “워싱턴에서 민주당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매콜리프 후보가 꺼내들 무언가도 없어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매콜리프 후보가 낙선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의제들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버지니아주 선거에 출격했다. 그가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뜻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의 버지니아주지사 직 탈환은 트럼프의 재집권 가도에 청신호와 다름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 폭스뉴스에서 “영킨 후보가 선거에서 매우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막판 지원유세로 깜짝 등판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다만 영킨 후보 측은 이날 CNN방송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영킨 후보 관계를 겨냥한 막판 공세, 이른바 ‘반(反)트럼프’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 미리 선을 그은 것이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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