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들 31일 영국에서 파리협약 이행 점검?
문 대통령도 "역사상 가장 중요한 회의 될 것"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 중국·인도는 소극적
"31일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세계 196개 나라 정상들이 'COP26'을 앞두고 비장해진 모습이다. 3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을 앞두고서다. 기후변화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2015년 파리협정 체결 이후 가장 중요한 기후 관련 회의로 꼽힌다.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지구 평균 온도를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도 28일 "COP26은 역사상 중요한 회의로 기록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COP26이 무엇이길래 세계 정상들이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일까. COP(Climate Change Conference)26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가입한 국가들의 당사국 총회로, 기후변화 협약의 이행을 검토한다. '26'은 회의의 회차로, 1995년 첫 회의를 시작한 COP는 올해 스물여섯 번째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회의를 취소한 지난해를 빼면 매년 열렸다.
COP는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약'으로 유명하다. 기후변화는 COP3에서 체결한 협정으로, 주요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했다. 지구 평균 상승 기온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파리협약은 COP21의 결과물이다.
파리협약 이후 중요한 회의라는데… 中·印 '넷제로'에 부정적
이번 회의가 중요한 건 6년 동안 파리협약을 얼마나 잘 실천했는지 국가별로 숙제 검사를 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숙제 검사 이후 각 국가가 파리협약을 더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세부 규칙도 정한다. 각국이 제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이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기로 한 1,000억 달러(약 117조 원) 규모의 '기후 금융'도 집중적으로 다룬다. 애초 주요국들은 2020년부터 연 1,000억 달러의 금융 지원을 약속했지만, 2019년 기준으로 200억 달러가 모자랐다.
더욱이 비슷한 기간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열린다. G20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의제로 기후변화를 다룬다. COP26이 G20 정상회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 눈에 띄는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COP26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목표 수행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세계 3위 탄소 배출국인 인도는 '넷제로(탄소중립·탄소 순배출 0) 도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펜데르 야다드 인도 환경장관은 27일(현지시간) "각국에 넷제로를 설정하도록 하는 조치는 기후변화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야다드 장관은 또 이미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 온 주요국들이 책임을 지고 개도국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26에 참석할 예정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넷제로 목표 언급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4위 러시아 반응도 마찬가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COP26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불참을 선언했다. 불참 이유로 코로나19를 꼽았지만, 두 나라 모두 탄소중립 달성 목표 시기를 2060년으로 잡을 정도로 온실가스 감축에 미온적이다.
탈석탄 선언문도 주목… 정치적 선언에 그칠 거란 반응도
탈(脫) 석탄 선언문을 도출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지만, 정치적 선언에 그칠 것이란 회의적 관측이 많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COP26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탈석탄 가속화 지원 계획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전력의 90%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공급한다. 실효성이 높은 지원책을 만들어 낸다면 세계 탈석탄화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탈석탄 선언문에는 석탄, 정유 기업을 포함하지 않아 의미 있는 발표가 될 가능성은 적다. 후안 파블로 오소르니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국제기후정치 전문위원은 "탈석탄 선언이 나오겠지만, 기업이 함께하지 않아 내용은 약할 것"이라며 "별도의 정치적 선언에 그치면 영향력은 작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27일 국무회의에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배출량의 40%를 감축하겠다는 NDC 상향안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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