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20kg 감량, 건강 이상 없다"
北 영변서 2~7월 핵연료 재처리 시설 가동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집권 10년차를 맞아 '김정은주의'라는 새로운 사상체계 정립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 회의장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을 떼어내는 등 유훈통치에서 벗어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한때 140㎏에 달했던 체중을 20㎏ 정도 감량했으나 현재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도중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그동안 김일성주의, 김정일주의만 있던 북한에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며 "김정은 집권 10년을 맞아서 김일성·김정일과 차별되는 독자적인 사상체계를 전개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당 회의장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없어진 모습도 포착됐다.
국정원은 최근 김 위원장의 체중이 급감하면서 제기된 '대역설'에 대해선 "근거가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정했다. 김 의원은 "얼굴 피부 트러블까지 파악할 수 있는 초해상도 영상 분석 결과와 안면 최적 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라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올해 들어 71일간 공개활동을 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증가한 것이라고 보고했다. 내부 결속을 위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이다.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국정원은 "2018년 말 가동이 중단된 영변 5㎽ (메가와트)급 원자로가 최근 재가동된 동향이 포착됐다"며 "영변 재처리 시설은 올해 2~7월 가동 징후가 식별됐다"고 보고했다. 이 기간에 폐연료 재처리작업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국정원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추가로 확보해 핵 능력을 강화하고, 영변이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8년 폐기된 풍계리 핵실험장은 갱도가 방치된 상태다.
국정원은 지난달 28일 발사된 북한의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의 추가 시험발사가 요구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이번에 처음 발사된 만큼 앞으로 추가 시험발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식량난과 경제적 어려움은 심화됐다. 김 위원장은 식량사정과 관련해 "살얼음을 걷는 심정이다. 낱알 한 톨까지 확보하라"고 지시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지난 9월까지 북중 무역액(1억8,500만여 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등 물자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박지원 "제보 사주 의혹, 이유 막론 송구"
한편, 박지원 국정원장은 이날 업무보고에 앞서 '제보 사주' 의혹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본인의 이름이 거론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고, 국민 여러분께 사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원장은 "문재인 정부 국정원의 정치 중립을 철저히 실현했고, 나름 최선을 다해왔다"며 "차마 눈과 입에 담을 수 없는 글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제가 정치공작을 했다고 고발되는 상황에서 인격적으로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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