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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확보' 숨은 주역 이재용… 모더나 백신 공급 두 달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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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확보' 숨은 주역 이재용… 모더나 백신 공급 두 달 앞당겼다

입력
2021.10.27 16:20
수정
2021.10.27 17:3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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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4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방문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현장에 참석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참석한 첫 공식 외부일정이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4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방문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현장에 참석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참석한 첫 공식 외부일정이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위탁생산하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이번 주 국내에 처음 공급된다. 당초 계획보다 국내 공급 일정이 두 달가량 앞당겨지면서 백신 수급에도 숨통이 트였는데,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초 가석방으로 풀려난 후 모더나 백신 생산 계획부터 챙겼다. 외부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동안에도, 백신 문제 해결을 위해 막후에서 동분서주했다는 것이다.

삼바는 모더나와 지난 5월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지만, 당시만 해도 삼바가 제조한 백신은 연말쯤에나 국내에 공급될 걸로 예상됐다. 위탁생산 능력은 갖췄어도, mRNA(메신저 리보핵산) 생산은 처음이어서 안정적인 대량생산 목표 자체가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품질관리기준(GMP) 인증 등 각종 인허가 승인이 늦어지면 국내 백신공급 일정도 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5월 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연합뉴스

지난 5월 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연합뉴스

결국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 부회장이 모더나 백신 생산을 직접 챙기면서 삼성그룹 차원의 대응체제가 구축됐다. 곧바로 삼성전자, 삼바 경영진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고, TF는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며 생산 과정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팀은 생산 초기 낮았던 수율(양품을 생산하는 비율)을 바이오 업계가 인정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까다로운 이물질 검사 땐 관련 노하우를 갖춘 삼성전자 반도체팀이 투입됐다.

이 부회장은 모더나 최고경영진과의 신뢰 구축으로 힘을 보탰다.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를 소개받았고, 지난 8월 화상회의로 백신 위탁생산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산업 전반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두 사람은 이후에도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며 교류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 부회장이 나서면서 양사의 관계를 단순 위탁·생산에서 사업 파트너로 격상시킨 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두고 "위기 상황 속에서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이 부회장도 이런 기대에 부응한 셈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최근 이건희 회장 1주기 때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언급한 점에 미뤄, 이 부회장이 물밑 행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대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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