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수장 도움 요청
"4,200만 명 돕기 위해 약 60억 달러 필요"
유엔 산하 구호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 수장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전 세계 억만장자들에게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통 큰 기부’를 호소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을 언급하며 “지금 한 번만 나서달라”고 말했다. 그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으면 말 그대로 죽어버리는 4,200만 명을 돕기 위해 60억 달러(약 7조 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진보단체 ‘공정과세를 지지하는 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억만장자들의 순자산은 올해 10월 기준 5조400억 달러(약 5,888조 원)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배로 부풀었다. 이 중 머스크의 순자산은 2,870억 달러(약 335조 원)로 가장 많다. 베이조스는 1,960억 달러(약 229조 원)로 2위다. 비즐리 총장이 제안한 60억 달러는 머스크 순자산의 2%, 베이조스 순자산의 3% 수준이다. 그는 “(일회적 기부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매일, 매주, 매년 그렇게 해달라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비즐리 총장은 현시점을 △기후변화 △코로나19 대유행 △전쟁 등 3대 악재가 겹친 ‘퍼펙트스톰’이라고 표현하며 긴급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인도주의 위기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는 아프가니스탄, 중미, 에티오피아가 거론된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간에서는 인구 절반인 2,280만 명이 굶주림에 처했다. WFP는 지난 2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아프간이 높은 실업률과 유동성 위기 때문에 인도주의 벼랑에 섰으며 320만 명에 달하는 5세 미만 영유아가 위험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건조한 회랑(Dry Corridor)’으로 불리는 중미 지역의 경우 기후변화 심화에 따른 피난성 대규모 이주가 발생하고 있다. 비즐리 총장은 “이 지역의 허리케인과 기습 홍수 등은 파멸적”이라고 말했다. WFP는 내전이 발생한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지역에서도 520만 명이 식량지원을 받지 못해 기아로 허덕이고 있다고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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