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2TV 장애아동 대상 프로그램 '할 수 있다고'

EBS 2TV '할 수 있다고'는 장애를 가진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프로그램이다. 방송 캡처
"장애가 있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장애가 있기에 할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이 있는 거다, 이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그림 작가'로 자신을 소개한 성미산학교 8학년 김익환군의 다부진 한마디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그는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지레 한계부터 정했다면 그의 재능과 가능성은 빛을 보지 못했을 거다. 어릴 적 익환군은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거나(반향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러 떼를 쓰는 등 여느 자폐아동의 보편적 특성을 모두 갖고 있었다. 그랬던 그의 세계가 변화한 건 그림과 만나면서다. "그전의 익환이를 본 사람들은 지금 익환이를 보면 못 믿을" 정도다. 지난 13일 방송된 EBS 2TV '할 수 있다고'에서 익환군의 엄마 김난희씨는 "어제의 익환이보다 오늘의 익환이가 더 성장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도전 과제를 줬고, 이를 하나씩 스스로 해낼 때마다 성취감이 아이를 굉장히 성장하게 했다"고 말했다. "신기하게도 이 아이들은 못하는 게 아니라 느린 거예요. 기다려주면 분명히 해내요."
'할 수 있다고'는 익환군의 도전을 보여주면서 "너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도전의식을 북돋아 준다.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외발자전거와 작곡, 무용, 클라리넷 연주 등에 도전하는 장애를 가진 어린이·청소년이다. 직접 자신들의 도전기를 이야기한다. 현재 지상파 중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그 존재만큼 특별한 건 장애를 향한 시선이다. 감동과 눈물을 억지로 쥐어짜는 설정은 찾아볼 수 없다. '할 수 있다고'의 하성현 PD는 "동정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게 장애 당사자들 얘기"라며 "우리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최대한 밝고 씩씩한 모습, 이들의 장점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비장애인인 그 역시 매번 아이들로부터 배운다고 한다.

평소 선행으로 유명한 힙합 듀오 지누션 출신 가수 션이 MC를 맡은 EBS '할 수 있다고'는 장애 어린이·청소년에게 "너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도전의식을 북돋아 준다. EBS 제공
MC를 맡은 힙합 듀오 지누션 출신 가수 션의 존재감도 지대하다. 평소 선행으로 유명한 그는 국내 최초의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기부하고, 기부 마라톤을 뛰는 등 장애아동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 덕분에 프로그램 출연을 망설이던 부모들도 "션이 맡은 프로그램이면 믿고 하겠다"고 응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어린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션 역시 "택도 없는 금액"의 출연료에도 흔쾌히 MC 제안을 수락했단다.
'할 수 있다고'의 궁극적 목표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는 것이다. 하 PD는 "장애아동과 가족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보고 장애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으면 좋겠다"면서 "꼭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더 많은 매체에서 이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노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할 수 있다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 방송된다. EBS 홈페이지에서도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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