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친 마음... 월출산 기운 듬뿍 받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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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지친 마음... 월출산 기운 듬뿍 받아볼까

입력
2021.10.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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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의 명품 산책로 '기(氣)찬묏길' 트레킹

영암 '기찬묏길'은 월출산 자락의 마을을 연결한 길이다. 걷는 내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월출산의 절경이 함께 한다.

바람결에 선선함이 묻어난다. 다시 걷기 좋은 계절이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움츠렸던 몸에도 생기가 필요하다. ‘위드 코로나’ 기대감으로 다잡았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호젓하게 생기를 듬뿍 불어넣을 수 있는 곳, 영암 월출산 ‘기(氣)찬묏길’로 간다.

영암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 서울에서 하루 두 번 다니는 고속버스를 이용하거나, 기차나 고속버스로 목포까지 이동한 후 목포터미널에서 영암터미널까지 운행하는 농어촌버스를 탄다. 영암 읍내에서 기찻묏길이 시작되는 천황사까지는 택시(약 7,000원)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버스는 하루 4회 운행한다.

기찬묏길은 월출산 숲속에서 좋은 기운을 느끼도록 조성한 기(氣) 체험 산책로다. 피톤치드를 발산하는 소나무와 편백나무, 월출산 맥반석 바위, 산길과 들길의 상쾌한 공기가 신선한 기운을 선사한다.

산책로는 총 18km, 2개 코스다. 1구간은 천황사 주차장을 출발해 탑동약수터, 기(氣)체육공원, 국민여가캠핑장을 거쳐 기(氣)찬랜드(용추폭포)까지 6km다. 2구간은 기찬랜드에서 대동제, 월곡리주차장, 수박등, 문산재·양산재, 왕인박사 유적지를 통과해 용산천까지다.

천황사 주차장이 기찬묏길 1구간 출발점이지만 조금 더 연장해서 정약용유배길 누릿재를 걸어도 좋다. 누릿재 정상에서 개신리 사자저수지(정약용유배길)까지는 내리막길이다. 숲 내음 상큼한 편백나무숲을 지나고, 사자저수지에서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지는 월출산의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다.

정약용유배길 사자저수지에서 보는 월출산 풍경. ⓒ박준규

천황사 주차장에서 1구간으로 들어선다. 녹음 가득한 숲길 공기가 맑고 달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혼자의 시간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오래된 광고 카피처럼 잠시 휴대폰을 끄고 세상과 단절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간식으로 준비한 영암 무화과와 함께 탑동약수터의 약수를 마신다. 물 맛이야 특별할 게 없는데 꿀맛처럼 느껴진다. 곧바로 탑동마을 뒤 갈림길이 나타난다. 좌측으로 가면 영암문인협회 회원들의 시가 길을 안내한다. 100년 생 소나무 군락지, 용흥리 세실마을, 춘양리 수양마을을 차례로 통과한다. 우측 길을 잡으면 수양마을과 영암 성풍사지 오층석탑(보물 제1118호)을 지난다. 두 길은 영암실내체육관 앞 氣체육공원에서 만난다. 이곳에서 국민여가캠핑장을 지나가면 1구간 끝인 기찬랜드(용추폭포)다.

영암 특산 무화과. ⓒ박준규


기찬묏길 1코스에서 만난 성풍사지 오층석탑(보물 제1118호). ⓒ박준규


기찬묏길 1구간 종점인 기찬랜드. ⓒ박준규

기찬랜드는 호남의 소금강 월출산 용추골에 자리 잡고 있다. 빙설옥수가 흐르는 계곡이라 자랑하는 곳이다. 천황봉에서 발원해 맥반석으로 이루어진 계곡을 따라 흐르다 사방댐에 모인 천연수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한다. 약수터 물을 한 모금 들이킨다. 몸 안으로 월출산의 정기가 알싸하게 번지는 듯하다. 기찬랜드에는 곤충박물관, 가야금산조기념관, 한국 트로트 가요센터, 조훈현 바둑기념관 등 볼거리도 수두룩하다.

기찬랜드 한국트로트가요센터의 하춘화 전시물. ⓒ박준규


기찬랜드 조훈현 바둑기념관의 포토존. ⓒ박준규

조훈현 바둑기념관 뒤 주차장에서 기찬묏길 2구간(왕인문화체험길)이 시작된다. 1구간보다 길어 시간을 가지고 느릿느릿 걷기를 권한다. 들판을 바라보며 나아가면 녹암마을 뒤 저수지(대동제)에 이르고, 곧 편백숲 쉼터가 등장한다. 원시림처럼 울창한 숲에서 숨을 크게 들이킨다. 다시 한 번 기운을 얻는다.

호동마을 뒤 임도를 따라가면 도선국사 낙발지지바위와 월산사가 나타난다. 유년 시절 도선국사의 출가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월암사와 도갑천 나무다리를 지나면 왕인박사의 전설이 깃든 문산재(文山齋)·양사재(養士齋)가 보인다. 왕인박사가 공부했다는 책굴을 지나 월대암(月臺巖)에 오르면 구림마을을 비롯해 영산강과 드넓은 평야를 조망할 수 있다.

왕인박사가 글 공부를 했다는 책굴. ⓒ박준규

왕인박사 유적지 방향으로 걸으면 다목적 광장으로 연결된다. 짧은 구간 ‘기 체험장’이 설치돼 있다. 이왕이면 신발과 양말을 벗고 걷는 코스다. 천자문계단을 따라 망월정에 오르면 왕인박사 유적지 주변이 한눈에 보인다. 성기동으로 흐르는 성천(聖泉)에서 물을 마시며 왕인박사의 기운을 체험해볼 수 있고, 월출산의 수석 800여 점을 전시한 왕인수석관도 볼만하다. 망우정(忘憂亭)에서는 그 이름처럼 세상 모든 근심을 털어낸다.

왕인박사 유적지의 성천 샘물. ⓒ박준규


왕인박사 유적지의 왕인박사 동상. ⓒ박준규

왕인박사 일대기를 새긴 조각과 전시관을 관람하고 용산천까지 걸으면 기찬묏길 2구간이 끝난다. 조금 힘들지만 마음은 오히려 가뿐하다. 월출산 기운을 듬뿍 받았으니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자신감이 생긴다. 영암 기찬묏길은 함평 주포한옥마을, 신안 섬티아고 순례길과 함께 전라남도에서 11월 관광지로 추천하는 곳이다.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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