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법 위반 20대 부부 집행유예
법원 "최소한의 의무조차 다하지 않아"
젖도 떼지 못한 어린 딸을 방치한 20대 부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어린 딸은 곰팡이가 핀 기저귀조차 갈아주지 않은 무정한 부모 때문에 뼈가 녹아내려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 운명에 놓였다.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유석철)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7·남)와 B(25·여)씨 등 부부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보호 관찰 및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 5년 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렸다.
A씨 등은 2017년쯤 생후 9개월 된 자신의 친딸을 양육하면서 기저귀를 잘 갈아주지 않거나 씻기지 않는 등 방치했다. 방에 곰팡이까지 필 정도로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어린 딸을 비위생적인 환경에 계속 노출시켰다.
이들은 앞서 딸이 생후 1개월 때부터 오전 8시30분~오후 5시까지는 자고, 밤에는 깨어 있는 등 밤과 낮이 뒤바뀐 생활을 했다. 또 어린 딸에게 이유식 대신 미역국 밥을 주로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그러다 "아기 다리가 아파 보인다"는 다른 가족들의 말에 뒤늦게 딸을 병원으로 데리고 갔고, 딸은 세균 감염으로 생기는 우측 고관절 화농성 염증 진단을 받았다.
조사 결과 딸에게는 기저귀 부위 곰팡이 감염에 의한 발진이 심했다. 특히 오른쪽 고관절 부위 뼈는 염증 때문에 일부 녹아내리기까지 했다.
A씨 부부 딸의 상태를 살펴본 의료진은 "후유증으로 잘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재판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피고인들에게는 피해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양육할 의무가 있다"며 "피해자 뼈가 녹을 정도인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채 부모로서 아무 가책 없이 최소한의 의무조차도 다하지 않았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피해자의 동생을 전적으로 돌봐야 하는 상황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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