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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부동산 실책은 '한 문장'으로 패싱·치적 홍보는 열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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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부동산 실책은 '한 문장'으로 패싱·치적 홍보는 열심... 왜?

입력
2021.10.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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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마지막 국회 시정연설?
野 "고장 난 라디오 같은 자화자찬"
靑 "부동산, 대단히 죄송한 건 분명"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권 성과 홍보는 많이, 실책 인정은 조금.' 문재인 대통령의 25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설명을 위한 국회 시정연설은 이렇게 요약된다. 35분간 읽어내린 연설의 약 절반 가량을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 6개월 동안 잘한 것'으로 채웠다. 정권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에 전념해 일상 회복과 경제 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치에 거리를 두고 민생·경제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뜻이었다.

지난해 “부동산 안정 단호” 올해는 '한 줄' 언급

문 대통령의 부동산 언급은 딱 한 줄이었다. “부동산은 최고의 민생 문제이며 개혁 과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도, 남은 6개월간의 정책 비전도 내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연말 시정연설에선 부동산 시장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면서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1년간 '시장 안정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하지 않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값·전셋값 폭등에 대해) 국민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인 것은 틀림없다"며 "(부동산 시장 전망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을 언급하면 시장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입장 표명이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신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극복’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위기'(33번) '경제'(32번) '코로나'(15번) 순이다. 문 대통령은 604조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내년도 예산과 관련해 “코로나19 위기로부터 일상과 민생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탄소중립과 한국판 뉴딜, 전략적 기술개발 등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연설 대부분 ‘성과 홍보’, 정권 재창출 포석

문 대통령은 연설의 절반 분량을 정권의 치적을 조목조목 소개하는 데 썼다. 특히 △북핵 관리 △일본 수출규제 대응 △코로나19 대처 등 3대 위기 돌파에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했고, 정권 초반 북핵 위기를 놓고도 "평화의 문을 여는 반전의 계기로 삼았다”고 자평했다. 코로나 방역과 경제회복에 대해선 "세계의 모범이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성과 홍보’는 내년 3월 대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 여론이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는 민심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정부가 계속돼야 하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다음 정부로 노력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2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2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권 실책·대장동은 언급 안 해, 野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공약 달성 실패, 불평등·불공정 심화를 비롯한 실책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여권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도 침묵했다.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만 했다”(국민의힘) “K(케이)불평등은 외면한 연설”(정의당) 등의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여섯 번째로, 현직 대통령의 사상 최다 연설 기록(7번)을 썼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국회가 많은 힘을 모아 주셨다”며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의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야당에 손을 내밀기도 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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