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우리는 2년 차 스타트업"
당분간 셀러 확보에 총력 전략
3년 내 액티브셀러 10만 달성 각오
빠른 배송과 핼러윈 이벤트로 분주한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의 이면에는 묵묵히 온라인 쇼핑 편의를 높이고 중소상공인 판매자(셀러)를 지원하는 숨은 공신이 있다. 일반인에게는 낯선 셀러지원팀 소속 '플랫폼 상품기획자(MD)'다.
치열한 e커머스 가격경쟁의 세계에선 소비자가 유일한 고객 같지만 플랫폼 MD에게는 셀러가 곧 고객이다. 더 많은 셀러를 모아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온 사무실에서 만난 셀러지원팀 권해원 수석과 이정주 책임을 통해 플랫폼 MD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플랫폼 MD, 어떤 일을 할까
롯데온은 상품을 직매입해 팔지 않고 셀러가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면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이다. 플랫폼 MD는 셀러가 롯데온에 들어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상품이 고객 눈에 잘 띄도록 여러 행사를 연다. 교육영상 제공은 물론 판매를 늘리는 팁을 일러주기도 한다. 고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온라인 공간 '셀러오피스(스토어셀러)'로 안내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롯데온이 플랫폼 MD를 통해 '셀러 모시기'에 열성적인 이유는 e커머스 업계에 뛰어든 지 2년이 채 안 된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다. 갓 걸음마를 뗐으니 판매상품이나 셀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이에 지난 5~7월 수수료 0% 혜택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외형만 키우기 위해 무작정 셀러를 모집하는 건 아니다.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셀러만 받는 게 롯데온의 철칙이다.
사실 e커머스가 빠르게 외형적 성장을 하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이나 나이키, 아디다스 등 '톱셀러’로 불리는 상위 10% 대형업체는 이미 상품을 충분히 보유해 비용을 투입하면 매출을 올리기 수월하다. 하지만 롯데온이 품을 들여가며 중소상인을 모으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톱셀러에게만 집중해서는 오픈마켓의 구색을 갖추기 어렵습니다. 유사한 상품을 가진 셀러들이 여럿 들어와서 가격 경쟁을 해줘야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셀러는 곧 풍부한 상품을 의미합니다."
권해원 수석
중소상인을 주로 지원하는 이정주 책임은 톱셀러가 아닌 소규모 신규 셀러도 요령만 알려주면 베스트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직접 확인했다. 대형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품 노출이 어려운 중소상인 셀러를 위한 기획전을 개최한 결과 일매출이 200만 원대에서 700만 원대로 세 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플랫폼 내에 노출 계좌를 고정적으로 확보해 수산물 판매업체의 상품을 노출했습니다. 저는 무료배송이 유리하다는 정도의 팁만 제시했고, 가격은 판매자가 결정했죠."
이정주 책임
"우리는 2년 차 스타트업" 체력 키워 액티브셀러 10만 달성할 것
롯데온의 단기 목표는 '체력 키우기'다. 롯데그룹 계열사지만 '2년 차 스타트업'이라는 각오로 당분간 오픈마켓에 더 많은 셀러를 끌어오는데 '올인'할 계획이다. 단순히 회원 가입하는 것을 넘어 상품을 등록(라이브 셀러)하고, 매출까지 올리는 액티브 셀러가 많아야 구매가 활발해지고, 셀러의 상품이 선택받을 확률도 높아진다.
롯데온은 현재 액티브 셀러 비율이 20% 이상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권 수석은 "연매출을 단 1원이라도 창출하는 '액티브 셀러’ 10만 명을 달성하는 게 3년 내 목표"라며 "보통 특정 셀러에게 매출이 집중되는데, 롯데온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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