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데뷔 이후 미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 그리고 국내 시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온 캐딜락의 플래그십 SUV이자 아이코닉 SUV, ‘에스컬레이드(Escalade)’가 최신 사양인 ‘5세대 에스컬레이드’를 선보였다.
새로운 에스컬레이드는 에스칼라 컨셉 이후 캐딜락 모든 차량에 적용되고 있는 새로운 디자인 기조는 물론 지난 시간 동안 이어졌던 ‘전통’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으며 다시 한 번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캐딜락 최신의 아이코닉 SUV, 5세대 에스컬레이드는 어떤 매력을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화려함이 돋보이는 ‘프리미엄 럭셔리 플래티넘(PREMIUM LUXURY PLATINUM)’ 사양이다. 스포티한 감성의 스포츠 플래티넘과는 사뭇 다른 디테일과 연출을 품고 있지만 실제 판매가격은 동일한 것이 특징이다.
체격에 있어서는 지금까지의 에스컬레이드들이 무색할 정도로 한층 커진 모습이다. 5,380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비롯해 2,060mm와 1,945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도로 위에서의 대담함을 보장한다. 덧붙여 휠베이스는 3,071mm이며 공차중량은 2,785kg에 이른다.
플래그십 SUV에 내려 앉은 에스칼라의 감성
캐딜락의 디자인은 언제나 직선을 중심으로 한 ‘엣지감’ 그리고 그리고 특유의 스케일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최신의 캐딜락들과 같이 어느새 캐딜락의 모든 차량에 적용되고 있는 ‘에스칼라(Escala)’ 컨셉 모델의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가장 먼저 도드라지는 건 단연 ‘차량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전면 디자인에 있다. 캐딜락의 ‘Y 트림전략’에서 화려하고 유려함에 초점을 맞춘 프리미엄 럭셔리 플래티넘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거대한 프론트 그릴은 화려한 디테일, 그리고 깔끔한 크레스트 엠블럼과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에스칼라 컨셉 등장 이후 모든 캐딜락에 적용되고 있는 가로형 라이팅 유닛의 존재감 역시 상당하다. 큼직한 헤드라이트, 그리고 그 안에 새겨진 ‘캐딜락’ 레터링은 브랜드의 가치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덧붙여 세로로 그려진 DRL 역시 도로 위에서 시선을 집중시키에 충분하다.
여담을 더한다면 처음 5세대 에스컬레이드가 공개될 때에는 기존 4세대 모델에 비해 디자인의 매력이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마주한 새로운 에스컬레이드는 이전의 에스컬레이드를 잊게 만들 ‘디자인 가치’를 충분히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측면에서는 에스컬레이드 및 GM의 풀사이즈 SUV 특유의 직선이 드러난다. 대신 이전보다 더욱 깔끔하면서도 정교하게 다듬어진 디테일이 시선을 끌고, 프리미엄 럭셔리 플래티넘만을 위해 마련된 크롬 가니시 및 캐딜락 엠블럼, 22인치 알로이 휠 등이 완성도를 더한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캐딜락 고유의 블레이드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배치해 깔끔하면서도 ‘캐딜락 고유의 뒷태’를 완성한다. 여기에 차체 양끝에 머플러 팁을 큼직히 배치해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을 더한다.
모두를 압도하는 공간 가치
에스컬레이드의 외형이 화려하고 대담하지만 ‘그 안의 공간’은 더욱 돋보인다. 실제 신형 에스컬레이드의 도어를 열고 안쪽을 살펴보면 유럽산 프리미엄, 럭셔리 SUV들과 비교 하더라도 이목을 끌 수 있는 독특하고 탁월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한층 커진 체격을 바탕으로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고 최고급 가죽, 우드, 패브릭 소재는 장인의 수작업을 통해 곳곳에 배치해 플래그십 SUV의 가치를 보다 명확히 드러낸다. 게다가 이러한 소재들과 선명한 대비를 이뤄내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스피커 그릴 및 도어 트림 디테일 등이 더해졌다.
그리고 ‘만족감의 중심’에는 38인치 크기의 LG제 38인치 커브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이 존재한다.
운전자 기준 좌측에 배치된 컨트롤 패널 터치스크린과 중앙에 배치된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우측의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의 구성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시한다. 특히 개선된 그래픽을 바탕으로 직관적으로 조절하고, 차량 정보 및 주행 정보를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돼 역대 캐딜락 모델 중 최고의 음향 퀄리티를 제공한다. 36개의 스피커를 통해 구현되며 아티스트의 녹음실과 같이 극도로 정교하고 풍부한 360도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4세대 에스컬레이드는 분명 거대한 체격을 갖췄지만 바디 온 프레임 구조에서 오는 ‘비효율적인 공간 활용’으로 인해 거주 공간이 다소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에스컬레이드는 더욱 매력적인 공간을 제시해 ‘높은 가치’를 선사한다.
실제 1열 도어 안쪽에는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이 자리할 뿐 아니라 거대한 시트가 ‘탑승자의 체격’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도어 패널이나 손이 닿는 곳곳의 디테일에도 많이 신경을 써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어지는 2열 공간과 3열 공간 모두 성인 남성이 낮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2열 시트는 독립된 캡틴 시트를 더해 보다 안락하고 편안한 착좌감을 느낄 수 있으며, 1열 시트 뒤쪽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누릴 수 있다. 풍부한 여유를 제시하는 3열 역시 컵홀더, 충전 포트 등 다양한 디테일이 더해져 ‘탑승의 여유’를 한층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에스컬레이드의 테일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722L에 이르는 넉넉하고 쾌적한 공간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3열 시트 폴딩 시 2,065L, 그리고 2열 시트까지 모두 접을 때에는 3,427L의 공간이 확보되어 다양한 레저 및 아웃도어 활동에서의 ‘활용성’을 한층 높인다.
플래그십 SUV를 위한 V8 심장
새로운 에스컬레이드의 보닛 아래에는 GM의 최신 V8 엔진인 ‘LT1′ 엔진의 파생 사양이 자리한다.
지난 2013년첫 선을 보인 LT1 엔진을 플래그십 SUV에 맞춰 조율한 덕분에 에스컬레이드는 최고 출력 426마력과 63.6kg.m의 출중한 토크를 제시한다. 참고로 V8 6.2L 엔진은 여전히 배기량 대비 컴팩트한 체급을 자랑하며 10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4WD 시스템과 합을 맞춘다.
이러한 구성을 바탕으로 에스컬레이드는 캐딜락 특유의 선 굵은 드라이빙을 제시할 뿐 아니라 특유의 매력적인 사운드를 자랑한다. 다만 효율성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실제 공인 연비를 살펴보면 복합 기준 6.5km/L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5.8km/L와 7.8km/L다.
부드러움을 겸비한 대담한 ‘아메리칸 배드애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거대한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분명 높은 드라이빙 포지션이 느껴진다. 하지만 여느 플래그십 SUV에 비해 한층 낮고, 안정적인 구조를 갖춰 ‘캐딜락의 드라이빙 퍼포먼스’ 혹은 ‘주도적인 주행’ 가치를 기대하게 만든다.
덧붙여 화려하게 연출된 공간, 특히 디지털 클러스터의 위용에 압도된다. 일반적인 디지털 클러스터는 물론이고 AR 내비게이션 기능을 포함한 AR 클러스터, 그리고 어둠 속 안정감을 위한 ‘열감지’ 기반의 나이트 비전 등 기술 가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기어 시프트 레버를 당기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V8 엔진의 공명이 전해진다.
GM을 대표하는, 그리고 고성능 모델을 위한 V8 엔진을 품었다고는 하지만 2,785kg의 공차중량은 분명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426마력과 63.6kg.m의 토크는 물론 최신의 기술이 집약된 V8 엔진은 거대한 존재를 능숙히 이끄는 모습이다.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주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부족함 없는 모습은 물론 ‘풍부한 여유’를 제시한다. 주행을 하는 내내 ‘이게 자연흡기 엔진이지!’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게다가 사운드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일상적인 주행을 할 때에는 자잘한 공명 정도지만 마음 먹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기 시작하며 ‘음압’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이러한 사운드는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마냥 정숙하고 부드러운 플래그십 SUV들과는 사뭇 다른, 에스컬레이드만의 ‘순수한 힘의 가치’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덕분에 탁 트인 고속도로 등에서는 마음껏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싶다는 욕심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V8 엔진에 합을 이루는 10단 자동 변속기는 주행 내내 그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그리고 또 조용히 능숙한 변속을 제시하며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이어간다. 신경을 써서 살펴보면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 상황에서의 충격 제어 등이 워낙 탁월함을 느낄 수 있다.
덧붙여 스티어링 휠 뒤쪽에 패들 시프트가 마련되어 있어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변속기 가능하고, 수동 변속 시의 만족감 역시 상당히 뛰어나다. 다만 주행을 하며 딱히 수동 변속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전체적인 주행 질감’에 있다.
사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바디 온 프레임’ 방식으로 개발되어 일반적인 모노코크 섀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실제 이전의 에스컬레이드는 바디 온 프레임 특유의 견고하고 터프함이 주행 내내 느껴졌고, 단점이자 장점이 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에스컬레이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어지간한 모노코크 섀시 기반의 SUV들을 압도하는 ‘부드러움’을 제시한다.
실제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말 그대로 우수한 포용력을 과시한다. 덕분에 차량의 체격에만 적응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만약 차량 정보가 없이 주행을 해본다면 에스컬레이드가 ‘바디 온 프레임’이 아닌 일반적인 모노코크 차량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다.
하지만 ‘캐딜락’은 캐딜락의 감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실제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주행 템포를 높이면 캐딜락 특유의 견고하고 직관적인 질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전보다 분명 부드럽지만 여전히 강렬한 대담함이 온 몸을 감싸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한층 강조한다.
주행 템포를 높여 달리기 시작하면 에스컬레이드는 다른 플래그십 SUV들과 다른 고유한 가치를 선사한다. 타인과 함께 하는, 혹은 2열의 VIP가 아닌 운전석에서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거대한 체격이지만 노면 질감이 깔끔히 전해지고, 강력한 성능과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우수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역동성에 힘을 더하는 LSD는 물론 현존 최고의 서스펜션 시스템 중 하나인 ‘MRC’까지 ‘플러스 요인’이 가득했다.
그렇게 에스컬레이드는 부드럽고 또 세련된 플래그십 SUV의 가치는 물론 이전부터 이어져 온 대담하고 이기적인 ‘배드애스’ 가치를 절묘하게 담아냈다.
좋은점: 시선을 집중시키는 외형, 공간, 그리고 선 굵은 드라이빙
아쉬운점: 일부 디테일의 이질감, 아쉬운 효율성
여전히 이기적인 아메리칸 배드애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지금까지 이어져 온 ‘자신의 가치’를 그대로 계승한다.
일부 요소들이 달라지긴 했지만 이질적으로 느껴지거나 아쉽거나, 혹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시장에서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함, 강렬함을 제시하는 에스컬레이드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그 가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캐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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