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 한동훈 명예훼손 혐의 첫 공판
"권력남용 비판한 것… 개인 비방 아니다"
한동훈, 내달 2차 공판 출석해 증언 예정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유튜브 채널과 언론 인터뷰에서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지상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이 한 발언들은 구체적 사실 적시가 아니라 추측과 의견이며,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고 개인 비방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도 재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이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인가’라고 묻자 “검찰 기소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와 지난해 4월과 7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로 고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한 검사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은 "한 검사장이 노무현재단의 계좌 추적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허위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이사장 측은 계좌 추적이 있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충분했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2019년 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관련해 여러 풍문과 염려가 있었고, 피고인이 그해 12월 중순 재단 사무국을 통해 주거래은행에 금융거래정보 제공 사실이 있는지 묻자 ‘통지 유예가 걸려 있어 확인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이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언급하면서 "두 사람 대화 녹취록에 피고인 실명을 언급하면서 '한두 개만 해보면 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고 알려진 터라 '노무현 재단 계좌 추적이 한 검사장과 관계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 측은 방송 발언이 한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이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한 검사장 개인에 대한 비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력 남용을 비판하고 경고하려는 과정에서 발언이 일어난 만큼 비방 목적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이사장은 재판이 끝난 후 퇴정하면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잘 모른다. 특별한 정보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음 공판은 11월 1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재판엔 한 검사장이 직접 증인으로 출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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